H5N6형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세 심상찮아

고병원성 조류독감 확산세가 심상찮다.
중국에서 15명이 감염돼 6명이 숨진 H5N6형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북은 물론 충북과 전남, 경기지역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전북도에 따르면 김제 금구의 오리 농장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의심축 신고가 이날 오전 들어와 방역관과 초동 방역팀을 현장에 파견했다.
도는 현장 간이 키트 검사 결과 대부분에서 양성반응이 나옴에 따라 AI 발병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날 오후 예방적 살처분에 나섰다.
앞선 지난달 28일 충남 천안 봉강천 일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데 이어 지난 10일엔 익산, 15일은 해남(닭 2,000여 마리 폐사), 18일엔 충북 음성 육용오리 농가와 전남 해남 산란계 농가, 경기 양주 등 AI 의심신고가 이어졌다.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서해안을 따라 중부 내륙까지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에 검출된 고병원성 AI(H5N6)는 국내에선 처음 검출된 바이러스로 중국, 대만, 홍콩 등 주변국 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헝가리, 오스트리아, 이스라엘 등 전 세계에서 지속적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AI는 작년 이후 세계 46개국에서 2,096건이 발생했다.
문제는 앞선 예처럼 확산 속도가 빠른 데다가 폐사율도 꽤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열흘 사이에 7개 농장에서 AI가 발생한 것이지만, 실제 가금류 농장을 기준으로 할 경우 지난 16일 전남 산란계 농장을 시작으로 불과 5일만에 충북과 전북, 경기도지역까지 퍼진 것이다.
이 같은 확산세는 지난 2014년 1월 16일 전북 고창군 신림면의 종오리 농장에서 시작된 AI가 충남·북을 거쳐 1월 28일 전남 영암 오리농장까지 12일 사이에 13건의 의심축이 신고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2014년 당시 AI는 5월 말까지 전국 70여 개 시군, 530여개 농장에서 발생해 닭과 오리 1,400여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피해액만 1,800억 원이 넘었다.
폐사율도 문제다.
지난해에는 오리가 비틀거린다거나 산란율이 떨어지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거나 며칠 새 오리가 계속 죽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하루아침에 수십 마리에서 수백 마리가 죽는다는 신고가 접수된다.
예년과 달리 하루 이틀 새 곳곳에서 오리가 폐사한 것이다.
하루아침에 오리가 집단 폐사했다는 일부 농장주들의 신고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번에 유입된 H5N6형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이전 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북도 방역당국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점도 이 때문이다.
도는 이날 AI확산과 유입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유관기관 방역협의회를 갖고 “생산자단체 및 계열사, 행정에서 방역교육 및 지도·점검과 철새방역관리요령 등의 홍보를 강화키로 했다”고 말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