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대에 근무하다보면 치매 어르신을 찾는 신고를 많이 접하곤 한다. 어르신들을 꼭 좀 찾아달라고 부탁하는 민원인들의 모습을 보면 내 가족처럼 생각되어 많이 안타깝다.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급증하면서 노인성 질환인 치매 또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전라북도 광역치매센터에 따르면 2016년 현재 도내 치매환자는 3만8천6명이다. 노인복지 관계자들은 치매환자 증가에 대해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치매로 인해 실종되는 환자 역시 2013년 7천983명에서 지난해 8천207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치매노인은 갑작스러운 위급 상황에 그대로 노출돼 사고를 당할 우려가 크다. 치매노인의 실종은 생존 문제와도 관련이 큰 만큼 가족이나, 보호자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고령의 환자가 길을 잃고 사나흘 길거리에서 지내면 밤 추위를 이기지 못해 저체온증으로 숨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종에 이르지 않도록 예방에 힘쓰는 것이 우선이다.
이러한 실종 예방을 위해서 각 시도의 보건소에서는 현재 치매 어르신 예방 인식표 보급 사업을 하고 있다. 치매환자 또는 실종 위험이 있는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며 실종 시 쉽게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표식을 제공한다. 보급비용은 무료로 연중 수시로 주민등록상 주소지의 보건소 치매상담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을 찾아 지구대로 모셔오더라도 본인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말하지 않아 가족들에게 인계하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길을 헤매다 지구대에 방문했던 치매 노인 중 예방 인식표를 착용하고 있는 분을 만난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인식표만 착용하고 있었더라도 조금 쉽게 가족에게 인계할 수 있을 것이다.

김가희 익산경찰서 중앙지구대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