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연이은 기습 개각... 이번엔 한광옥 신임 비서실장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비서실장에 전주 출신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을 내정했지만 지역 민심은 더욱 싸늘하기만 하다.
임기 내내 전북을 외면했던 박 대통령의 이번 기습개각은 국면전환용 물 타기에 불과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3일 신임 비서실장에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정무수석에 허원제 전 방송통신위 상임위원을 임명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신임 국무총리로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경제부총리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국민안전처 장관으로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각각 내정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그동안 철저히 외면됐던 호남 인사가 대거 중용됐다는 것이다.
전주 출신인 한 비서실장은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지만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캠프'에 합류해 승리에 기여한 인물이다.
경제부총리 임 내정자는 전남 보성, 국민안전처 장관 박 내정자는 영광 출신이다.
임기동안 전북은 물론 호남을 ‘쳐다보지도 않던’ 박 대통령의 급격한 변화다.
실제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이 대통령비서실로부터 받은 '고위 공무원단 명단'(비서관 이상)을 바탕으로 인물 검색 서비스 등을 통해 출생지를 확인한 결과 전체 50명 중 25명(50%)이 영남 출신인 반면 호남권 출신은 단 1명(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모든 공직에서 대탕평 인사를 하겠다고 공약했지만, 대통령의 약속은 물거품이 됐고, 호남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이번 인사에 대해 지역민과 전북 정치권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박 대통령이 또다시 불통인사를 강행했다"라며 "지역 민심 호전을 위한 급조된 인사에 불과하다"고 강력 비판했다.
전북도당은 "이번 인사는 지역 민심이 호전될 기미가 없자 해법 찾기를 위한 회유책으로 볼 수 있다"라며 "그동안 현 정부는 호남권 특히 전북권 인사 대탕평책은 눈 씻고 봐도 없었는 데, 이제 와서 한광옥 위원장을 선임한다는 것은 오히려 전북도민을 우롱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 공백은 긴급불통인사로 수습되는 게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본인 입맛에 맞는 허수아비 비서실장을 기용하는 데 국민을 이용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 신임 비서실장과 박근혜 대통령이 가까워 진 건 2012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신임 비서실장은 2012년 3월 민주통합당 공천 과정에 반발하며 탈당을 선언하고 정통민주당을 창당했다.
그런 그가 18대 대선을 두 달 정도 앞두고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새누리당에 입당하면서 박 대통령과의 인연이 가까워졌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