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감영 복원 베일 벗었다

조선시대 호남과 제주를 관할하던 전라감사의 집무실인 선화당 등 전라감영 내 주요건물의 위치가 확인되면서 전라감영 복원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전주시는 2일 옛 전라북도청사 부지인 전라감영지에 대한 발굴조사를 마치고 관계분야 전문가 와 일반시민에게 발굴조사 결과 설명회를 가졌다.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주관한 전라감영지 발굴조사는 지난 6월부터 약 5개월에 걸쳐 전라감영 복원 예정지 전체면적(1만6117㎡) 중 지하층이 있는 경찰청동과 지난 2006년 발굴조사가 진행된 부분을 제외한 9115㎡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발굴조사의 내용과 국가기록원에 소장된 구 도청사 도면, 전문가 고증 및 자문 등을 통해 전라감영 복원의 핵심건물인 선화당의 위치를 확인했다.
선화당의 위치를 추정한 첫 번째 자료는 국가기록원에 소장된 각각 지난 1928년과 1937년에 1/300 축적으로 그려진 전라북도 구도청사 도면이다.
이 자료들은 전라북도에서 건물의 신축 또는 증축 공사를 위해 예산을 신청한 문서철에 들어 있는 도면으로 선화당이 표기돼 있어 선화당의 위치를 규명하는데 결정적인 자료로 활용됐다.
이같은 기준을 토대로 현 부지 내에서 선화당의 위치를 측량한 결과 기준점이 되는 산업장려관으로부터 남쪽으로 13.6m 이격되어 있고 크기는 정면으로 21.3m에 달하고, 측면은 10.4m로 확인됐다. 시와 연구원 등은 이러한 내용은 국가기록원을 방문해 재확인했다.
두 번째 자료는 조사를 통해 발견된 우물과 내삼문에서 선화당으로 이어지는 인도시설(답도)로 일제강점기 도면에 표기된 우물의 위치가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나게 되면서 선화당의 위치를 확정하는 자료로 작용했다.
시에 따르면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회화나무 인근 고려시대 건물터 1개소와 선화당 추정터 남동쪽 1개소 등 2개의 우물이 조사됐고 이중 선화당 남동쪽에 위치한 우물은 1928년과 1937년 도면에도 표기돼 있어 선화당의 위치를 확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점이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내삼문과 6방 비장의 사무소인 비장청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적심시설이 발굴됐다.
내삼문의 적심시설들은 고지도에 표기된 것처럼 선화당과 선화당 남쪽에 있는 인도시설과 일직선상에 위치하고 있다. 내삼문 동쪽으로는 적심시설과 아궁이 등 조선시대 건물터가 확인돼 고지도에 나와 있는 건물의 배치양상으로 보아 비장청과 관련된 시설로 추정된다.
발굴조사에서는 선화당의 위치를 추정할 수 있는 내삼문에서 선화당으로 이어지는 인도시설의 일부가 선화당 추정터의 남쪽에서 발굴됐다. 선화당 북쪽에서는 전라감사 가족의 처소인 내아의 기단석과 부석시설, 연도부 등이, 선화당 동쪽에서는 지난 1928년 도면에 표기된 관풍각과 관련된 기단석이 각각 발견되기도 했다.
김병수 전주시 전통문화과장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서 선화당과 내아, 관풍각, 내삼문, 비장청 등의 감영 관련 시설들의 위치와 유구 등을 확인하는 성과를 얻었다”면서 “앞으로 전라감영 복원 재창조위원회와 연계해 발굴조사의 내용을 전라감영 복원 실시설계에 반영, 원형에 근거한 전라감영 복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