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쌀값, 날개가 없다

산지쌀값이 80kg 기준 13만원대가 무너지면서 변동직불금이 부족할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산지쌀값 조사치는 20kg 조곡 기준 3만2,407원. 80kg 기준으로 환산하면 12만9,628원이다.
지난해 동기 15만4,132원과 비교하면 2만4,504원(15.9%)이 떨어진 것이고, 올 단경기 평균 13만9,809원보다도 7.3%가량 하락한 것이다.
특히 올 단경기 가격이 전년 수확기 대비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인 역계절진폭을 나타냈었다는 점과 신곡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는 수확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산지 농민들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산지가격이 13만원대가 무너지면서 변동직불금 지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당초 산지쌀값이 14만3,789원인 경우를 가정해 내년도 변동직불금 예산 9,777억원 가량을 세웠다. 이어 산지쌀값이 하락하더라도 국회 예산검토과정에서 변동직불금 예산을 상향해 지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산지쌀값이 13만원대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는 1조4,900억원이라는 허용보조 내에서 변동직불금을 충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있는 상황으로 변동직불금이 모자라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계당국도 변동직불금이 모자라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발아 피해가 예상보다 많이 집계됐고, 등숙기 일기 불순으로 인해 실제 쌀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 그리고 농협RPC의 재고량 일부에 대해서도 격리조치를 취했지만 산지쌀값은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또한 25만톤에 대한 시장격리가 진행되고, 공공비축미를 비롯해 해외공여용 쌀에 대한 격리, 그리고 2015년산 구곡에 대한 격리와 타용도 전환 등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데 시장에서는 반응이 없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변동직불금 지급과 관련, 산지 농민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수확기 농협의 벼 매입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쌀값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산지 농민들 사이에 퍼져 있는데다가,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민간RPC들은 당장 필요한 량의 조곡만 매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제의 한 농민은 "쌀값이 계속 떨어지는데 이렇게 해서 정부가 변동직불금을 모두 지급할 수 있겠느냐?"면서 "변동직불금을 지불한다 하더라도 지난해에 비해서는 생산량이 줄어들고, 제현율 하락으로 등급도 낮아지기 때문에 손에 쥐는 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 했다./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