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공공비축미 10년째 제자리

정부가 전년도 벼 수매량을 토대로 시·도별 배정물량을 산출해 해마다 배정물량이 부족한 도내 농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라북도는 17일 전국적으로 공공비축미 수매물량이 50만톤이며, 전북 몫은 7만795톤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산물벼 12만5천톤과 포대벼 37만5천톤 등 총 50만톤을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이 중 전북은 산물벼 8천톤과 포대벼 6만2천773톤 등 총 7만795톤이 배정됐다. 올해 배정물량은 전남(12만2천692톤)이 가장 많고, 경북(8만59톤), 충남(7만3천330톤), 경남(7만1천682톤)에 이어 전북은 다섯 번째 규모다. 이에 지역농민들은 정부의 배정물량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올해 전북의 쌀 재배면적은 12만1천26ha로 집계됐다. 이는 전남(16만6천444ha)과 충남(13만7천354ha)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다. 쌀 생산량은 68만6천131톤으로 재배면적과 함께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히 쌀의 생산량과 재배면적 등을 감안하면 공공비축미 배정물량 또한 이에 준하게 결정돼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전북의 배정물량은 경남이나 경북수준조차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정부가 시도별 공공비축미 배정물량 산출근거로 쌀의 생산량과 재배면적을 감안하지 않으면서 도출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전년도 공공비축미 매입실적을 중심으로 시도별 배정물량을 산출해 왔다. 도내는 지난 2005년 쌀값폭등으로 일부 시군에서 공공비축미 매입을 동참하지 않았다. 그 원인으로 매입실적은 2005년 16만2천713톤에서 2006년 11만1천230톤까지 떨어졌다. 매입실적이 하락하면서 현재까지 공공비축미 배정물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0년 전 상황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정부는 올해부터 공공비축미 배정물량 산출근거로 벼 재배면적을 10% 포함시켰다. 정부는 단계적으로 물량배정 기준에 재배면적비율을 늘려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도내 농가들은 적정수준의 물량배정이 이뤄지려면 앞으로 수년이 소요된다는 의견이다. 올해의 경우 시도별 물량배정 산출근거 중 전년도 공공비축미 매입실적이 80% 포함되는 등 여전히 많은 비중을 점유하면서다.
특히 올해 쌀값이 하락하면서 농가들의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올 공공수매의 우선지급금(40kg, 미곡)은 현재까지 4만5천원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농협RPC 등을 통한 일반수매가격의 우순지급금은 4만~3만5천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공수매가격과 일반수매가격의 격차가 커질 수 있어 공공수매 배정물량이 적은 전북 농가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도내 농민단체 관계자는“쌀이 많이 생산되면 공공수매량도 많아야 하지만 전북은 수년째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했다./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