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조 속에서 사투를 벌이던 고양이가 119구조대의 내시경 장비에 매달려 극적으로 구조됐다.
정읍소방서(서장 김일선)는 지난 14일 저녁 6시 37분쯤 정읍시 연지동 주택의 정화조 속에서 고양이가 있다는 신고를 접수 받았다.
구조대는 현장에 도착한 뒤 정화조 구조를 살펴봤지만, 고양이를 구조할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2m정도의 깊이인 정화조로 들어가는 입구는 지름이 고작 10㎝도 안되는 플라스틱 관뿐이었기 때문이었다. 고양이를 구조하기 위해서는 정화조 주변 시멘트 바닥을 때려 부수는 방법이 유일했다.
이 방법을 쓰지 않고서는 사실상 고양이가 정화조 속에서 죽게 내버려 둘 수밖에 없는 상황.
구조대원들은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구조현장에서 사용하는 내시경 카메라를 정화조 내부로 투입했다. 그렇게 30분여의 시간이 흘렀을 때 지친 고양이가 내시경 카메라 주변으로 다가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내시경 카메라 주변에 조명장치를 달아 내렸다. 그 순간 대원들도 깜짝 놀랐다. 장비에 고양이가 매달렸고 구조대원들은 천천히 내시경 카메라를 들어올렸다. 그제야 고양이는 바깥세상을 만날 수 있었다.
서한석 정읍소방서 구조대장은 “숱한 동물구조를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구조대원들의 노력과 고양이 스스로의 의지가 만들어낸 신기하고도 우수한 구조사례라 할 수 있겠다.”라고 말했다.

/정읍=김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