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족 “쌍둥이 호랑이 이름 지어주세요”

전주시가 전주동물원을 생태동물원으로 탈바꿈을 시작한 이후 새로운 가족이 된 시베리아호랑이 쌍둥이 형제의 이름을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특히 전주동물원에서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가장 슬픈 동물원에서 가장 행복한 생태동물원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주동물원은 국제적멸종위기종 1급인 시베리아호랑이 쌍둥이(수컷 2마리)의 탄생 100일을 기념하기 위해 11일부터 17일까지 1주일 동안 아기 호랑이의 이름을 전주시 홈페이지 및 공식 페이스북, 전주동물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모한다. 쌍둥이형제 호랑이는 전주동물원의 호랑이·사자사 환경개선이 이뤄진 후인 지난 6월 28일 탄생했다.
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쌍둥이 호랑이 이름공모를 통해 시민들에게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시베리아호랑이의 보전가치와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 생태동물원 조성사업의 의미 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현재 동물원 내 새로운 호랑이사에는 엄마의 보살핌 속에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는 쌍둥이 아기호랑이와 엄마 수호, 아빠 호강, 누나 춘향(2살) 등 다섯 마리의 시베리아호랑이가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아기 호랑이들은 몇 달 동안 어미의 보살핌을 받으며 유대를 형성하고, 초유를 먹으면서 인지 능력과 면역력을 발달시키는 시기를 거치게 된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 5월 낡고 비좁은 호랑이사를 시설개선을 통해 관람객과의 격리를 위해 설치된 함정을 흙으로 메우고, 호랑이들에게 활동 공간을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넓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선물했다. 또, 수목을 이용한 차폐를 통해 한정된 구간에서만 관람이 가능한 몰입전시법을 도입해 호랑이들이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시는 내년에는 지속적인 생태동물원 조성을 위해 동물원 관리사무소 옆에 넓고 쾌적한 환경의 늑대사를 신축할 계획이다.
또한 콘크리트와 쇠창살로 된 비좁은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곰들에게는 기존 곰사를 허물고 많은 수목이 심어진 넓은 곰사를 신축하는 등 동물복지 실현과 사람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전주동물원이 38년 만에 슬픈 감옥형 우리에서 벗어나 동물복지와 생태, 종보전을 생각하는 기적의 동물원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쌍둥이 아기호랑이의 탄생은 가장 슬픈 동물원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원으로 가는 길목에 상징적인 축복이자 우리아이들에게 큰 선물이다. 전주동물원을 시민들과 함께 꿈을 꾸고, 꿈을 담는 기적 같은 동물원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베리아호랑이는 현존하는 호랑이 개체 중 가장 큰 체구를 지니며, 다른 호랑이들에 비해 콧등이 다소 넓고 낮고 입 주변과 후두부, 목 윗부분으로는 긴 털이 자라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베리아호랑이는 새끼를 기를 때 동굴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을 주로 이용하지만, 현재는 자연환경 오염과 서식지 파괴 등으로 인해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든 상태다./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