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미교부로 사업 추진도 못 해...돈 반납하는 전북

최근 3년 동안 전북도가 사업을 추진하지 못해 이월 처리한 금액만 2,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국가 예산이 제 때 내려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7일 국민의당 비례대표 박주현 의원이 17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자료를 건네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국비 미교부로 인해 해를 넘긴 '재원 없는 이월' 사업이 모두 602건에 금액은 2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전북은 ‘재원 없는 이월’ 사업이 모두 83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월 금액은 2,433억 7,000여만원으로 인천과 전남, 경남에 이어 네 번째다.
‘재원 없는 이월’이란 국고보조금으로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해당 회계연도(매년 12월말)까지 국비 예산이 송금되지 않아 다음 연도로 넘기는 것이다.
이월되는 자금이 없이 회계상 세출예산만 이월 처리 된다해서 ‘재원없는 이월’이라고 한다.
이 같은 재원 없는 이월액은 최근 3년간 크게 늘었다.
전국 17개 시도의 재원 없는 이월액은 2013년 4,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2,6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났고, 해당 사업 건수 또한, 2013년 94건에서 2015년에는 408건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그동안 세수펑크에 따른 국비 미교부가 주된 이유로, 국비가 송금되지 않음에 따른 이월의 피해는 고스란히 지방자치단체에 전가된다.
예산 지연으로 사업이 연기되거나, 사업 수행을 위해 국비가 아닌 자체 자금을 사용할 경우 이자비용 만큼의 손해가 발생하게 돼 지방자치단체 재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되기 때문이다.
국비 미교부의 피해는 특·광역시에서는 인천, 광역도 및 특별자치도에서는 전남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고, 주로 지역발전특별회계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박 의원은 “지자체는 사업이 중단될 위기가 와도 국비 미교부의 타당한 사유를 알지 못한 채 자금의 신속 배정만을 기다리는 경향이 있어 정부의 일방적 국비 미교부에 따른 이월은 재정이 취약한 지자체일수록 더욱 피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의 안정적 재원 운용을 위해서는 중앙 정부가 세원 배분 처리 기준과 자금배정원칙을 마련해 지자체에 사전에 통보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민형 기자, 군산=문정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