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 도내 농민들 '뿔났다'

전북지역 농민들이 뿔 났다.
농민단체들이 쌀값 폭락에 따른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에 나선 것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은 12일 전주시 도도동 들녘에서 수확을 앞둔 논 4,000㎡를 트랙터로 갈아엎으며 쌀값 폭락 대책을 촉구했다.
농민들은 현재 농협과 민간 RPC의 조생종 벼 수매가가 40㎏ 기준 3만5,000 원대로 지난해보다 40%가량 폭락한데다 일부 RPC의 경우 아예 수매를 중단해 쌀 대란이 현실화됐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중만생종 벼가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이달 하순이 되면 벼 수매가가 2만 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지난해 산 벼 재고가 많이 남아 있는데다 조생종 벼 재배면적 증가와 예년보다 빠른 출하로 시장에서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쌀 가격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5월말 기준 전북을 포함한 전국 쌀 재고량은 175만톤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 143만 톤보다 많다.
수요도 줄고 2년 연속 풍년으로 공급도 많았기 때문인데 올해 역시 유례없는 '대풍'을 맞아 쌀 생산량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쌀 재고량 역시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조생종 벼 가격폭락이 심상치 않다.
실제 지난달 말 조생종 벼는 1포대(40kg당) 4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년도 평균 5만2,000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1만2,000원 정도 하락된 것이다.
수확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가격도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근심의 목소리가 높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91년 (80kg 기준) 통일벼는 9만5,700원, 일반벼는 11만3,700원이었다.
지금 쌀값은 80kg으로 환산해보면 11만5,500원이다.
쌀값이 25년 전인 1991년으로 돌아간 셈이다.
농민단체는 대북 쌀 지원과 해외 원조, 공공급식 확대 등으로 재고 쌀 대책을 마련하고, 쌀값 하락을 부추기는 밥쌀 수입을 중단할 것으로 요구했다.
또 식량작물인 쌀 수매를 농협과 민간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직접 할 수 있도록 추곡수매제를 부활할 것도 촉구했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서둘러 쌀값 안정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오는 22일 서울역에 모여 대규모 전국농민대회를 열 것”이라고 성토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