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쓰고 싶어도 쓸 곳이 없었다” 군산 근대역사거리를 찾은 한 관광객의 목소리다.

최근 군산근대역사거리 관광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큰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높게 일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군산 근대역사거리 일원에서 치러진 군산야행(夜行)에 8만여 명에 달하는 방문객을 맞이하면서 성공적인 행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군산야행의 성공적인 개최에도 불구하고, 근대역사거리가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각종 축제나 행사기간을 제외한 상시 관광객 유치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군산시는 주중 평균 2000여명, 주말은 5500여명의 관광객이 근대역사박물관과 근대역사거리를 방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원도심을 찾는 관광객이 주말과 각종 행사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근대역사거리 관광활성화를 위해서는 주중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근대역사박물관 인근에서 프리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38·남) 씨는 “근대역사거리 관광상품이 한계를 보이면서 최근 들어 관광객이 증가하지 못하고 정체기를 걷고 있다”면서 “주중에는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어 장사를 계속 해야 할지 그만 둬야 할지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관광객 유치에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전주 한옥마을은 한옥 하나로 시작해 한복체험과 먹거리를 또 하나의 인기상품으로 이끌어내면서 주중·주말을 가리지 않고 꾸준하게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군산 근대역사거리는 일본식 가옥 몇 채와 고우당 외에는 별다른 특색이 없으며, 먹거리 또한 한옥마을과 크게 비교된다.
또한 근대복장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아픔으로 인해 한복과 같은 화려함이나 특색이 없다보니 관광객들로 부터 외면 받고 있다.
이에 개량된 근대복장을 개발해 한복과 일본전통의상에 뒤지지 않는 근대복 체험행사를 마련하자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관광객 김선영(27·여) 씨는 “한옥마을을 두 번, 세 번 다시 찾는 이유 중 하나는 각종 체험과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면서 “군산은 특정 업소의 먹거리에 치중되어 있다 보니 한번 방문 후 다시 오고 싶을 정도의 상품성은 없다”고 말했다.
근대역사거리와 근대역사박물관 및 벨트화지역의 부족한 기반시설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기반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관광산업 전문가는 “근대역사거리에 근대개념의 회랑구조물 등을 설치해 주변 경관과도 어울리고, 눈·비 등 기상조건에 관계없이 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시민은 “10년을 공들여 관광객을 유치한다 해도 이들의 입맛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관광객이 떠나는 건 채 하루도 걸리지 않으며, 한번 떠난 관광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군산=문정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