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뜨거웠던 올 여름, 전기료 누진세 폭탄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전북도민의 열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일부 지역의 경우 최고 5배 오른 주민세 폭탄 때문이다.
최근 전북도는 2016년도 균등분 주민세 79만8,000건을 이달 말 납기로 부과했다.
주민세는 개인균등분, 법인균등분, 재산분, 종업원분으로 구분해서 걷는데, 개인균등분은 지자체에 거주하는 세대주에게 소득과 무관하게 매년 부과하는 세금이다.
유형별로는 개인(세대주)분 주민세가 70억원, 개인사업자 25억 원, 법인분 21억 원 등 모두 116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72억 원)보다 44억 원(61.1%) 늘어난 금액이다.
바로 개인균등분 주민세 현실화에 따른 세율 인상 때문이다.
개인균등분은 1만원까지 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2,000원이나 3,000원인 곳도 있었다.
그러나 2014년 행정자치부에서 주민세 인상을 권고하고, 인상하지 않는 지자체에 교부금 패널티를 주면서 전국적으로 인상이 진행되고 있다.
복지예산 부족분을 중앙정부가 아닌 지자체에서 해결하도록 하기 위해 진행된 일인데, 한꺼번에 과도한 인상률이 적용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무주의 경우 지난해 주민세는 2,000원이었지만 올해 1만원으로 5배가 올랐다.
주민세의 10%(인구 50만 이상 지자체는 25%)로 부가되는 지방교육세까지 포함하면 올해 무주군 주민세 고지서에 찍힌 금액은 1만1,000원이다.
지난해까지 주민세가 3,000원이던 김제·군산·익산시, 장수군도 올해 일괄 1만원으로 인상했다.
순창과 고창은 3,600원에서, 완주와 전주는 4,000원에서, 남원은 7,000원에서 각각 최고액인 1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2014년에는 주민세 최고액이 정읍 9,000원으로 1만원인 지역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2015년 임실 1곳에서 올해에는 11곳으로 1만원이 아닌 지역을 찾기가 더 쉬운 상황이 돼버렸다.
도내에서 1만원이 넘지 않은 지역은 진안(7,000원), 정읍(9,000원), 부안(8,000원) 등 단 3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 지역 중 진안(3,000원)과 부안(5,000원)도 각각 4,000원, 3,000원 오른 금액이며 2017년 혹은 2018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지자체들이 애매한 명분을 내걸고 담합 수준의 주민세 인상을 앞다퉈 실행함에 따라 서민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주 효자동 박모씨는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낭비되는 예산 유무를 세심하게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정부가 세수 부족을 국민의 고혈로 채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