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공기업 노조 "성과연봉제 반대"

정부가 노사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도내 지방공기업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해 반발세가 확산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달 31일 기준 성과연봉제 도입 대상인 전북지역 3개 지방공기업을 포함해 전국 143개 지방공사·공단 중 137개(96%) 기관이 도입을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성과연봉제는 연공서열이 아닌 성과에 따라 보상이 이루어지는 임금체계로 지난 2010년 6월 '간부직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이후 적용대상을 기존 간부급(1~2급)에서 비간부직 까지(4급 이상) 확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행자부는 내년 1월1일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당근과 채찍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 5월 지방공기업 성과연봉제 확대방안을 발표한 후 조기도입 기관에 대해 평가점수에서의 가·감점과 연봉월액의 50%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미도입 기관에 대해서는 경영평가 감점(3점) 외에도 도입 시기에 따라 총인건비 인상률을 단계적으로 삭감하고, 연내 미도입시 총인건비를 지속적으로 동결할 계획이다.
해당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선결조건을 갖춰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정부와 노조 간 시각차가 극명해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도내에서 해당되는 지방공기업은 전북개발공사와 전주시설공단, 장수한우지방공사 등 총 3곳이다.
이들 가운데 노조가 있는 전북개발공사와 전주시설공단 측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북개발공사는 지난 1월 정부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에 대한 반대 가두행진과 지난달 12일부터 30일까지 펼친 천막농성을 통해 반발수위를 높여 나가고 있다.
전주시설공단 측은 이미 지난달 28일 노조 조합원들 간 투표를 통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성과연봉제가 근로기준법과 단체협약을 국가가 위반하고 있는데다 노사합의서 없이 정부 독단적으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는 공기업 이사회 의결만으로도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실제 정부는 성과연봉제 도입완료시기를 ‘노사합의서’ 또는 ‘이사회의결서’ 등 도입완료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 등으로 매뉴얼을 구성했다.
이로 인해 전북개발공사 6명, 전주시설공단 8명으로 구성된 각각의 이사회는 지난 6월 말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했다.
노조가 없는 장수한우지방공사는 전 직원 동의서를 통해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 도입에 필요한 구성원들의 동의를 무시한 절차에 노조원의 분노가 서려있어 실제 성과연봉제가 실행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북개발공사 관계자는 “현재 도입된 성과연봉제는 노조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강행되고 있다”면서 “이는 국가가 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