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전북교육청은 ‘사립학교의 대변인’"

전북교육청이 ‘사립학교 대변인’이라는 전교조의 날선 비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전북교육청이 말로만 사립학교 개혁을 외칠 뿐 실질적인 지도감독권 등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25일 전교조전북지부에 따르면 전교조전북지부와 전북교육청은 지난해 12월 ‘2015년 정책업무협의회’를 통해 사립학교와 관련한 사항들을 합의했다. 이들이 합의한 사항을 보면 우선 도내 모든 사립학교의 ‘인사위 규정’을 지난 3월까지 도교육청 홈페이지 게시와 인사위원회 이행여부 실태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북교육청은 약속 기간을 지키지 않아 전북지부의 거듭된 요구에 지난달 말에서야 게시(도교육청-교원인사과-부서자료실)했다. 하지만 전북지부는 해당 게시 인사위 규정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인사위원 구성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추천)해야 함에도 사립학교 전체 121개 학교 중 약 48%인 58개교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를 테면 ‘위원 선출 규정을 두지 않는 학교’는 25개교, ‘부장교사를 중심으로 위원을 임명해 당연직 위원이 과다한 학교’가 14개교, ‘교원이 아닌 외부위원을 포함한 학교’는 8개교, 심지어 ‘인사위원장을 교감이 아닌 학교장이 맡고 있는 학교’가 3개교 등이다. 특히 전주A여고와 전주B중은 위원 자격을 ‘본교 재직 10년 이상으로 본 교단이 인정하는 교회 서리집사 이상인자’로 해 헌법상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마저 침해하는 학교로 도마 위에 올랐다. 또 사립학교의 인사위는 공립학교의 인사위(자문기구)와 달리 ‘심의기구’임에도 불구하고 C중은 여전히 ‘자문기구’로 돼 있다. 교내 인사위를 두는 이유는 ‘교원의 임용 등 인사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함이라고 법에 적시돼 있다. 그럼에도 38%인 46개교는 ‘교감연수대상자 추천’시 위원회의 심의규정 ‘자체가 없다’. 이는 교감 지명이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아닌 이사회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심지어 교사가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함’에도 전체의 32%인 39개교는 규정에 포함하고 있지 않았다. 전북교육청은 올해 ‘사립학교 운영에 관한 조례(이하 사학지원조례)’를 제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을 전북지부와 합의했다. 2014년 당시 김승환 교육감 후보의 2기 임기의 핵심 공약으로 당선 후 출범준비위원회 백서에도 이를 포함한 바 있다. 그런데 2기 임기의 절반이 지난 현재까지도 조례 제정에 대해서는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고 전북지부는 반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북지부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2014년의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임을 스스로 선언하는 것”이라며 “법률전문가인 김 교육감이 만약 조례가 사립학교법을 위반하는 줄 알면서도 공약을 했다면 도민을 우롱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뿐 아니다. 전북교육청은 사립학교 이사회 회의록 및 예·결산 상황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지만 도내 사립학교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이 같은 사항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전북지부는 일갈했다. 전북지부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교육청은 뒷짐만 진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쳐다만 보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도교육청에 문의하면 이리저리, 이 부서 저 부서로 떠넘기거나 ‘사립학교라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답변으로 마치 사립학교 대변인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