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대금 직접 지급 확대가 오히려 하도급 대금 체불을 양산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사 대금 체불이 실질적으로 하도급 업체와 건설 근로자와 자재장비업자 간에서 주로 발생되는데 하도급 업체의 재정 능력 부족으로 오히려 하도급 대금 체불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7일 2016년도 공공 발주 공사부터 하도급 대금 직접 지급을 확대 추진하며 이를 위해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기획재정부는 ‘전자 조달의 이용 및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지난 3월 16일부터 4월 25일까지 입법 예고하면서 조달청 ‘하도급 지킴이’와 같은 건설공사 대금 지급관리 시스템을 통해 하도급 대금 직접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하도급 대금 직접 지급은 건설 공사 계약이라는 사인(私人)간의 계약에서 당사자가 아닌 자에 의한 대금 지급체계로서 계약상 당사자 일방 권리를 부당하게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사인간 거래 관계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 우려된다.
특히 하도급 대금 직접 지급은 원도급자의 파산과 같은 명백한 사유가 있을때 ‘건설 산업 기본법’과 ‘하도급법’을 통해 제한적으로 실시하는 제도인데, 공정위와 기재부가 모든 건설 공사에 적용하려고해 관련 법령의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사적자치의 원칙에서도 위반된다.
게다가 발주자로부터 건설 공사 전반에 대한 책임을 위임받은 원도급자들의 경우 하도급자, 건설근로자 및 자재 장비업자 등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져 공사 관리의 비효율이 초래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조달청 ‘하도급 지킴이’ 같은 공사대금 지급관리 시스템은 개별 건설업체의 현장별 자금 흐름과 공산 단가 등 건설 경영 및 생산 활동의 핵심사항을 노출 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도 특정한 계좌에 입금하도록 해 입금시 발주자 승인 등 구체적으로 대금지급 형태 및 시행을 강제하는 것은 민간 기업 활동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규제로 설명된다.
실제로 대한건설협회가 건설업계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하도급 대급 확대가 건설 사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시장 상황에 부적합 하다(67.9%) ▲발주자 및 원도급자의 업무 부담이 증가할 것이다(44.2%) ▲대금 체불 관행이 더욱 커질 우려가 있다(24.2%) 등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는 “하도급 대금 체불의 근본적 개선방안으로 하도급 대갬 미지급, 지연 지급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 시스템을 확보하고 불공정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함으로써 불공정 거래 행위 발생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면서 “하도급 대금 지급 관련 대책들이 규제로 작용해 효율적인 건설 공사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자율적 경영 활동을 저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업계는 “발주자(공사 감독관 등)의 관리감독 기능 강화 및 부실업체의 지속적인 퇴출 강화 활동이 이뤄질때 하도급 대금체불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신광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