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교사 없는 학교, 전북이 제일 많아

전북지역의 교사 성비 불균형이 전국적으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연구센터 집계에 따르면 여 교사로만 채워진 학교가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12곳 가운데 전북이 4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원 3곳, 경기 2곳, 대전/대구/부산 각각 1곳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초등학교 6년을 보내면서 남자 담임교사를 1명도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통계를 살펴보면 교원 성비 불균형은 더욱 뚜렷하다.
지난 3월 기준 도내 초등교원은 7,099명이다.
이 중 여교사는 5,066명(71.36%)인데 반해 남교사는 2,033명(28.64%)으로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전북지역 초등학교 교사 10명 중 7명이 여성인 셈이다.
이처럼 교직에 여성이 몰리는 것은 다른 직장에 비해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진입할 수 있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퇴직할 때까지 고용이 보장된다.
교단에서 성 차별 없이 동등한 대우를 받고,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우호적이다.
특히 초등학교 교직에 여성의 선호도가 많다.
중?고생보다 지도가 수월한데다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한 학생에게 남성보다 여성 교사가 낫다는 전통적 인식이 이어져 온 까닭이다.
초등학교 교단에서 남성 교사들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지고 있다.
학생들의 바람직한 성 인식을 위해 교단 성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자 1980년대 일부 교대를 중심으로 일정 수준의 남자 교원 확보를 위한 특별한 제도가 도입됐다.
특정 성이 일정 부분을 초과할 수 없도록 성비를 제한하는 규정을 만든 것이다.
이 규정에 따라 교대는 신입생 선발 때 특정 성이 일정 비율을 넘으면 반대 성의 지원자를 선발하고 있다.
성비 불균형이 심화하자 2000년대 들어 전국 10개 교육대(제주대 교육대 포함)가 모두 입시 요강에 성비 적용 선발 정책을 적용, '남성 교사 구하기'에 나섰다.
전주교대의 경우 자체적으로 구성한 입학전형관리위원회가 75%의 기준을 정하고 있다.
광주교대는 60%, 경인교대는 80%까지 대학별 기준이 시행되고 있다.
전주교대 관계자는 “특정 성별에 편중된 교단의 현실을 개선하고자 초등교육 양성기관인 교대에서 성비 제한 규정을 적용해 신입생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비 제한 규정은 그야말로 '마지노선' 역할만 하는 수준이다.
성비 불균형을 해소할 근본책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남자교사 할당제 도입은 교사의 질적 하락이나 역차별 논란 등으로 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2006년 5월 헌법재판소는 정부가 도입했던 양성평등채용목표제가 공립 중등학교 교사임용 시험에 적용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위헌소송에서 위헌 각하 결정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여초현상으로 교직사회의 다양성이나 성 관념, 학교운영 등 교육현장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교단의 지나친 여성화 경향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성 역할을 인식시키는데 한계가 있기에 우수한 남성 자원을 교직으로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