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양항에만 '카보타지(외국선박의 연안운송 금지)'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북도와 군산항, 목포항 등이 해양수산부에 관련 사실 여부를 확인해 이의를 제기하고 강한 반대의 입장을 펼침에 따른 것으로 향후 군산항의 명운이 걸린 '카보타지' 관련 해수부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3일 '군산항 자동차 환적화물' 관련 언론보도가 나옴에 따라 전북도 및 군산시 관계자는 보도내용 사실여부 확인 및 향후 계획 현실화 여부 등 동향 파악을 위해 해수부를 방문했다.
그 결과 해수부는 최근 활성화 하기로 한 '카보타지 룰'을 광양항 활성화 차원에서 광양항만 예외적으로 3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이전부터 추진해왔던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군산항·목포항 등에서 이런 계획에 대해 강한 반발에 나서며 이의를 제기하고 군산항 자동차 환적화물이 전북지역(군산) 경제권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해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카보타지'는 국가 내에서 여객 및 화물을 운송하는 권리를 외국선박에는 주지 않고 자국 선박이 독점하는 국제관례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선박법 제6조에 따라 국내항간운송을 한국적 선박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광양항만 예외적으로 카보타지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 외국국적 선박에 대해 연안 화물을 취급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게 된다. 이는 곧 다국적회사 화물선들에게 이익이 돌아가 반사적으로 국내선적 화물선들은 피해를 입게 된다. 군산항의 환적자동차 처리가 주는 경제적 효과는 2014년 66억원이던게 지난해는 120억을 넘고 올해도 160억원 이상이 예상 되는 등 군산항 전체 수출 화물에 대부분을 차지(83%)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크다.
따라서 광양항 카보타지 예외 적용은 군산항의 하역근로자들과 수많은 관련 업체의 파산은 물론 이는 곧 군산항 전체의 침체로 이어져 전북 지역 경제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도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전북서부항운노동조합도 14일 성명을 내고 광양항 카보타지 예외 적용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전북서부항운노조는 "그동안 환적화물의 유치에 노력해 군산항의 자동차 화물 취급량이 2013년 5만4000대에서 2014년 16만4000대, 2015년 23만4000대로 증가했으며, 이는 군산항 전체 수출화물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자동차 취급 항만과 사전에 어떠한 의견수렴도 없이 특정항만으로 물량 몰아주기식의 카보타지를 시행한다면 현재 환적항으로 물류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군산항의 하역근로자들과 수많은 관련업체의 파산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도 관계자는 "앞으로 지역 정치권과 공조해 해수부 장관 면담 등 '군산항 자동차 환적화물 취급 문제'를 강력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