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여파에 기업 체감경기에 먹구름

총선 이후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됐던 도내 기업경기에 먹구름이 드리운 형상이다.
특히 조선·해운업이 구조조정 대상에 오름에 따라 도내 제조업의 매출 및 생산 전망 등은 암울하다. 이런 가운데 취약업종(건설·철강·석유화학 등)으로 구조조정이 이어질 경우 지방은행의 건전성이 휘청거릴 것이란 전망이다. 그나마 도내 기업인 전북은행의 경우 취약업종 구조조정에 따른 파급효과가 비교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 전북본부에 따르면 5월 중 전북지역 제조업 기업 업황 BSI가 전월과 동일하게 유지(61→61)된 가운데 6월(65→63)에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제조업의 경우 5월 BSI 하락(65→63)에 이어 6월도 떨어질 것(67→65)으로 예측된다.
지난 4월 BSI가 크게 오르며(50→61)로 오름세로 돌입하던 도내 기업체감경기가 다시 내리막길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한은전북본부가 밝힌 6월기업 전망은 제조업의 경우 매출 전망(83→76), 생산 전망(90→79), 신규수주 전망(85→76), 가동률 전망(90→80), 채산성 전망(91→82), 자금사정 전망(84→79) 등 모두 5월에 비해 크게 하락 할 것을 예상했다.
이 같은 현상은 내수·수출 부진에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은 물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설까지 겹치면서 지역 경기개선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최근에는 새만금 투자를 약속했던 기업들이 내수 부진의 원인으로 '투자 포기'(OCI 등)를 선언하는 등 지역 기업들의 비관적인 심리가 급속도로 번져 투자 위축 등으로 이어지고 다시 기업 매출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악화된 경기에 지방은행들도 초긴장 상태이다.
구조조정 여파가 건설·철강·석유화학 등 다른 5대 취약 업종으로 확대될 경우 이 분야 대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방은행의 경우 5대 취약업종의 구조조정은 대손충당금 폭탄을 맞을 것이란 이야기다.
지난 4월 금융당국은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를 개최한 뒤 기업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기업구조조정은 경기민감업종(조선·해운, 관련법령 및 자율협약에 의거), 부실징후기업(개별대기업·중소기업,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의거), 공급과잉업종(철강·석유화학 등, 기업활력제고법 의거)의 3개 트랙(three track)으로 동시 추진된다. 따라서 향후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에 대한 은행 여신의 부실 증가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북은행은 그나마 지방은행 중에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나이스(NICE) 신용평가가 최근 발표한 '5대 취약업종 기업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은행별 파급 효과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5대 취약업종 여신 비중은 부산은행이 19.6%로 가장 높고 경남은행(17.5%)이 그 뒤를 잇고 대구은행(13.2%), 광주은행(10.7%), 전북은행(8.2%) 순이다. 특히 공급과잉업종으로 분류된 철강·건설·석유화학의 비중은 전북은행(7.4%)를 제외하고 모두 10%를 넘었다.
더군다나 지방 은행 대부분이 공급과잉업종에 대한 여신은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한다.
이에 대해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대부분 지방은행들이 해당 여신을 모두 정상으로 취급하고 있다"면서 "구조조정 작업이 조선·해운에 이어 철강·건설·석유화학까지 확대된다면 막대한 충당금으로 지방은행들의 타격이 클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