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완산동 용머리고개 육교가 철거된 후 새롭게 설치된 횡단보도가 버스승강장 바로 옆에 위치해 많은 주민들이 교통사고 위험을 호소하고 있다. 

전주시 구도심과 서부지역을 연결하는 도로에 자리한 용머리고개 육교는 시설 노후와 이용객 감소로 설치된 지 26년 만에 지난달 24일 철거한 후 육교가 있던 자리에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설치됐다. 

하지만 육교철거 과정에서 교통안전 대책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없이 오르막길이 끝나는 버스승강장 바로 옆에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설치해 교통신호를 위반하는 시내버스가 많아 교통사고 위험이 되려 높아졌다. 

특히 신호를 위반하는 버스가 2대 이상 이어질 경우 덩치 큰 시내버스가 횡단보도 한 가운데 정차할 때도 많아 지역 신호위반 단속 카메라 설치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용머리고개 인근 지역 주민들 중 고령층이 많아 교통사고 위험에 취약한데다 육교 철거로 새롭게 설치된 횡단보도마저 제 기능을 못해 애꿎은 지역주민들만 교통사고 위험에 떨고있는 현실이다. 

지역주민 박상훈(28)씨는“주민들을 위해 육교를 철거하고 신호등을 설치한 건 좋지만 횡단보도와 버스정류장이 가깝게 붙어있어 신호를 무시하고 내달리는 차량에 아찔할 때가 많다”며“보행자 신호가 파란불인데도 유독 덩치 큰 버스들이 아무렇지 않게 신호위반을 하는 게 더 큰 문제 같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완산경찰서 교통관리계 관계자는“신호위반 단속 카메라의 경우 운전자가 멀리서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며“용머리고개 신호등에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면 급커브 오르막 구간이라 이를 뒤늦게 발견한 운전자가 단속을 피하려다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횡단보도가 내르막 길 쪽으로 위치하면 사고 위험이 높아 어쩔 수 없이 버스정류장과 가까운 곳에 횡단보도를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용머리고개 육교 철거를 담당한 전주시 도로하천과는“육교 철거가 주된 목적이고 논의 과정에서 버스정류장과 관련해 문제가 예견돼 주무부서에 통보했지만, 버스승강장 이전이 쉽지 않다는 대답을 받고 공사를 지연시킬 수 없어 우선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해당 정류장은 신호등과 횡단보도와 가까워 사고 위험이 높다는 민원이 많아 횡단보도와 거리를 두고 버스정유장을 이동해 설치할 계획이지만 인근 주민들의 의견 취합이 끝나지 않아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현재 버스정류장을 이동하기 위해 가로수 이식 요청을 해당 구청에 신청해 놓았다”며 “정류장 이동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 아닌 만큼 동사무소에서 주민들의 의견 취합이 끝나기만 하면 바로 옮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990년 설치된 용머리고개 육교는 시설 노후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와 무단횡단 사고가 잦아 육교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이 끈임없이 제기되면서 지난달 24일 철거됐다. 

/안진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