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성과급 나눠먹기' 관행을 없애기 위해 핫라인 제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행정자치부는 인사조직관리시스템인 '인사랑' 내 성과상여금 비리 제보 게시판을 22일 마련했다고 27일 밝혔다.

성과급 비리를 익명으로 직접 제보받아 조사·감찰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비리가 확인되면 성과급을 환수하고 차년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게 된다. 징계 또는 형사고발 조치도 병행한다. 

해당 기관에는 기준인건비 삭감 처분이 내려진다. 

정부는 또 공무원들이 성과급 재배분 행위가 불법임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안내문을 제작·배포하기로 했다. 

2006년 도입된 성과급제는 매년 3월 공무원의 근무성적에 따라 S, A, B, C 등 4개 등급을 매겨 성과금을 차등 지급하는 제도다. 

그간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성과급을 모두 반납해 모은 뒤 같은 금액으로 다시 나누는 관행이 계속돼 왔다. 

성과급제에 관한 주요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공무원은 성과와 무관하게 연공에 따라 평가해야 하나.

"아니다. 국민이 기대하는 질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공직 사회가 행정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만 하는데 종전의 연공급적 보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열심히 일한 공무원을 우대할 수 있도록 직무와 성과 중심의 보수 체계로의 개편이 필요하다"

▲공공부문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평가할 수 있나.

 "민간기업과 같이 매출액·영업이익 등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기관별·부서별 업무 특성에 맞춰 설정된 성과 목표의 달성을 위한 정성적인 지표와 목표달성도 등에 따라 충분히 측정이 가능하다. 개인별 노력과 기여도, 성과가 다른데도 동일하게 보상하는 것은 오히려 열심히 일한 공무원의 사기를 저하시키므로 공정한 평가와 합리적인 보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성과급 평가 등급이 연공에 따라 결정되나.

 "아니다. 기관별 특성에 따라 근무성적평정(50% 이내)과 부서업무평가, 부서평가 등의 다양한 평가기준을 반영할 수 있다. 평가기준·평가지표 등 세부 운영계획 수립시 소속 직원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하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관련 제도는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C등급 강제할당은 곧 퇴출제로 봐도 되나.

 "성과급이 공무원을 퇴출시키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법률에 의해 신분이 보장되는 공무원은 인사위원회 동의 등 법률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서는 신분상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재배분 금지는 헌법상 재산권 침해에 해당하나.

 "그렇지 않다. 헌법상 재산권 행사도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행사해야 한다.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된 성과급을 다시 거둬들여 재배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성과급제를 무력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재산권의 본질을 침해하거나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위반되지 않는다"

▲반납동의서만 제출한 경우 처벌할 수 있나.

 "실제 노동조합에 반납하지 않았더라도 반납동의서 제출은 공익에 반하는 공무원 다수의 결집된 행위이므로 지방공무원법상 집단행위 금지 의무 위반에 해당된다. 즉 이 법령에 따른 징계 처분과 성과급 관련지침에 따라 해당 기관에서 차년도 성과급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납 행위가 실제 성립된 경우에는 당연히 처벌 대상이 된다"

▲성과급제로 인해 조직 내 경쟁과 눈치보기가 만연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직원간 위화감이 조성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성과급제가 정착된 조직에서는 오히려 불필요한 경쟁과 같은 폐단이 없어지고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본다. 또 업무 성과에는 개인별 고유 업무뿐 아니라 부서 업무도 포함할 수 있어 업무 협조에 불성실하거나 소극적인 공무원의 행태를 개선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성과급 재배분은 모든 공무원들이 원하는 바 아닌가.

 "그렇지 않다. 성과급 재배분은 성과급 평가에서 업무성과가 미흡해 하위등급을 받는 공무원 또는 노조의 주도 하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