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부장인 K(50)씨. 주위에서 마음씨 좋고 재밌는 얘기 잘하는 사람으로 인기가 높지만 혼자 있을때는 항상 우울감에 빠져 있다. 팔순의 노모가 치매로 잔병치레가 심하기 때문이다. 

노모로 인해 이혼을 한지도 오래다. 집근처에 살던 여동생 가족들은 노모를 모시기 위해 아예 K씨 집에 들어와 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친딸이라고 하지만 치매 노인을 모시기에 K씨의 여동생도 한계에 부딪혔다. 몇년째 마음편히 여행은 커녕 외출도 못하는 처지에 마음에 상처가 깊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에 정부가 지난해 중증치매환자에게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해 치매가족들의 간병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는 소식에 큰 기대감을 갖고 시행시기만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9월부터 중증 치매 환자 가정에 요양보호사가 24시간 상주하는 방문요양서비스가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치매가족 지원방안'을 제2차 장기요양위원회에서 심의했다고 26일 밝혔다.

24시간 방문요양서비스는 치매환자 가족들의 간병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1·2급 중증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이 신청하면 연간 6일까지 24시간 방문 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치매노인을 단기보호기관에 입소하는 방식의 치매가족휴가제를 시행했으나 가정을 떠나기 꺼려하는 치매노인의 특성을 고려해 24시간 방문요양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용료는 하루 18만3000원으로 이 중 1만9570원은 이용자가, 나머지 16만3430원은 건강보험에서 부담한다. 

요양보호사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간호사가 응급상황 등에 대비해 서비스 기간 중 1회 이상 방문하여 적정서비스 및 안전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대상여부와 서비스 제공기관에 대한 정보는 국민건강보험공 (콜센터 1577-1000)에 확인할 수 있으며, 8월께 대상자에게 자세한 내용을 담은 개별 안내서를 발송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또 5등급 치매수급자의 일상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서비스 시간을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리고, 1〜4등급 치매수급자에게도 본인이 원하면 인지자극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주야간보호기관의 치매 프로그램은 제공대상을 5등급에서 1〜4등급 치매수급자까지 확대하고, 전문교육을 받은 사회복지사 및 요양보호사가 제공하도록 개선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