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정부·여당의 정책 독주에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여소야대로 정치 지형도가 바뀌면서 야당의 ‘누리과정은 중앙정부 책임’이라는 약속과 맞물려, 이에 대한 시ㆍ도교육감들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4.13 총선 후 첫 전국 시ㆍ도교육감협의회가 20일 인천 하버파크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교육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17개 시ㆍ도교육감 가운데 대구ㆍ경북ㆍ울산ㆍ제주ㆍ부산을 제외한 12개 시ㆍ도교육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간담회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의 전액 국고 지원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등에 대해 공감대를 확인했다.

특히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풀기 위해 교육부장관과 교육감, 여ㆍ야 대표,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도 제안했다.

교육감들은 부족한 재원을 예비비에서 우선 지원해 보육대란을 막자는데 뜻을 모으고 정부ㆍ여당이 추진중인 지방교육정책 특별회계법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총선 전 정부·여당은 국고지원 없이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이 전액 편성하도록 하는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교육감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해 지방교육자치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총선 패배로 새누리당 지도부가 와해되면서 친·비박 간 계파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새누리당의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야당의 동의를 받지 않고는 법안 통과는커녕 상정조차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추진하는 이 같은 계획은 물거품 될 공산이 크다.

이런 가운데 야당은 한목소리로 누리과정에 대한 국고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공약으로 ‘어린이집 누리과정 만 0~5세 가정양육수당에 소요되는 비용 전액 국고 부담’을 제시했고 국민의당 역시 ‘지방교육재정교부율 인상으로 누리과정 국가책임 강화하겠다’고 제시했다.

새누리당 한 석을 제외하고 국민의당과 더민주당으로 재편된 전북 또한 더욱 적극적으로 누리과정 싸움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의당 정동영 당선인은 ‘누리과정 무상 보육제도 실현’을, 같은 당 안호영 당선인 역시 ‘누리과정 100% 국가책임 교육’과 ‘농촌살리기 및 지역특화교육 강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때문에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야권 주도로 누리과정 예산의 정부 부담을 관철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교육감협의회는 “국고 예비비 등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지방교육재정 교부율 인상 등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