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세 정당의 운명이 걸린 호남의 최종 선택에 정치권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전북지역 유세 현장에서 야권 후보를 지지하는 도민들을 향해 “배알도 없느냐”고 말해 논란을 불러 일으킨 새누리당 김무성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공식 사과했다.

새누리당 전북선거대책위원회는 12일 전북도의회에서 회견을 열고 김무성 위원장의 사과문을 대독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사과문을 보면 “지난 6일 유세 시 전북을 꼭 발전시켜야겠다는 열정과 이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 때문에 다소 거친 말을 했던 것을 인정한다”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은 도민 여러분에게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어 “이번 선거는 전북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로 전북도민은 야당의원들에게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면서 “더이상 전북이 야당 후보가 장악한 '야당북도'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민 여러분들 앞에 약속 하나 하겠다”면서 “새누리당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새누리당 후보를 뽑아주신데 대한 보은을 하겠다”고 말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문재인 대표의 11~12일 호남 방문을 서로 엇갈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호남민심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표가 떨어진다'는 당의 우려로 호남 방문을 자제해온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8~9일에 이어 11~12일 다시 광주와 전남·전북을 찾아 '큰 절'을 하는 등 낮은 자세로 민심에 읍소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번 방문때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계은퇴와 대선불출마를 하겠다며 배수진을 친데 이어 12일에도 "모든 것을 걸었다", "사즉생의 각오"라며 정권교체를 다짐했다.

대권후보와 당 대표를 지내며 호남이 전폭적 지지를 해줬음에도 지난 대선에서 패배하고, 각종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는데 대한 자성이다. 

특히 문 전 대표는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당부를 언급하며 호남의 민심을 자극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행이 가져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당 모두 표심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공식 반응을 내놓고 있지만 내심은 다르다. 

호남에 반문(反文)정서가 있다고 하지만 현재 대권주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가 대권불출마라는 배수진을 친 만큼 민심이 움직일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며칠째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천정배 공동대표와 박지원 의원, 정동영 전 의원 등은 날선 반응을 내놨다.

더민주 역시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더민주 관계자는 "문 전 대표의 진정성이 호남에 전달됐다는 평가들이 있다"면서도 "다만 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조심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의 호남행에 동행했던 김홍걸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은 "호남 민심이 조금씩 다시 저희당으로 오고 있다"며 "50대 이하의 연령대에서 지지층 결집이 보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