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야권 주도권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당 텃밭인 전북에서 한 치 물러섬 없이 배수진을 치며 선거에 임하고 있지만 도내 선거구 대다수는 혼전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박빙 승부를 펼치는 전주 갑·을·병 선거구는 각 당의 세 명 후보가 ‘연합 선거운동’을 펼치는 이른바 ‘당 바람’을 선거에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전주 갑·을·병 선거구 등 3개 지역을 심층 분석해본다.    

▲전주갑...조직력? ↔ 지역정치인? 

전북정치 1번지로 불리는 ‘전주갑’ 선거구는 야당의 텃밭인 전북에서도 보수적인 성향이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18대 총선에서 완산갑 유권자들은 연속으로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정치 1번지에 걸맞게 당 보다 인물론에 힘을 받는 지역이다. 

특히 전주갑은 전주 3개 선거구 중 가장 보수적인 투표성향이 높고, 선거막판까지 표심의 향배를 알 수 없는 지역으로 정평이 나있다.

전주갑의 판세가 전체 10개 선거구 판세에 영향을 미칠 만큼 전북의 맹주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각 당의 주 공세 지역이다.

새누리당 전희재 후보는 문화관광과 연계한 전통문화수도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전주한옥마을의 소득 관광화와 후백제산성복원 및 관광벨트화, 국립무형문화유산전당의 활성화, 구도심 활성화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다.

재선에 도전하는 더민주 김윤덕 후보는 전주의 위상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전라감영 복원과 전주의 맛을 관광상품화해 음식관광 창조타운을 조성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서부내륙권 관광개발 선도사업 전주유치 등을 공약하고 있다. 

사회지도층의 모범적 사회공헌 활동 법제화를 우선 공약으로 내세운 국민의당 김광수 후보는 한옥마을 연계 문화 예술촌 조성과 역사유적 탐방로 조성을 통한 체험형 관광 네트워크 구축, 구도심 활성화 및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프로젝트 시행, 시·도의원 100% 주민공천제를 통한 상향식 공천을 약속했다.

전주경제 활성화를 위한 3대 비전을 제시한 무소속 유종근 후보는 전주권공항 건설계획을 되살리고, 호남고속철도 서전주역사를 신설하겠다는 포부다. 또한 한옥마을과 연계해 전주시 일원에 전주의 역사인 백제, 조선시대 테마파크를 유치해 관광활성화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주을...그래?↔그래!

전주을은 새누리당 정운천·더불어민주당 최형재·국민의당 장세환 후보가 모두 30%대에서 오차범위 내에 나란히 늘어서는 사상 초유의 초박빙 선거가 전개되고 있다.

도내 10개 선거구에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당선권을 다투고 있는 곳은 전주을 선거구가 유일하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정 후보 선전이 유권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관내에서 이례적으로 현 여권 후보로서 선전하고 있는데 '예산폭탄'을 공언하고 지난 2014년 7·30 전남 순천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던 같은 당 이정현 의원의 여파도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북은 ‘호남’이라는 틀로 묶여 불려지고 있지만 ‘호남’ 내에서도 변방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정서가 강하다. 발전보다는 정체와 낙후가 계속되고 있어 지역 발전에 대한 유권자들의 욕구가 매우 강한 상황이다.

여권 후보의 선전은 이러한 지역민들의 지역 발전 욕구를 반영한 결과라는 평이다.

최형재 후보는 경선에서 현역 이상직 의원을 꺾었다는 의외로 결과로 확산된 인지도와 함께 시·도의원 지지선언·합류 등 호재가 겹치면서 전통적인 ‘2번’ 민주당 지지층 결집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하며 가파른 지지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는 안철수 대표와 김한길 전 위원장의 전주 집중유세를 계기로 일신우일신 중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후보 지지도는 박빙이지만,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당이 더민주를 압도하고 있다는 막판 ‘신당바람’이 또 한 번 거세게 불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주병...그래도? ↔ 그래도!

전주병은 전북에서 국민의당 ‘녹색 바람’을 좌우할 전략적 포석지다. 전북을 대표하는 주요 간판급 정치인과 현역 국회의원이 맞붙는 것도 관심이지만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에 대한 호불호가 이번 선거 판세에 중심축이 될 것이란 관측이 중론이다.

정 후보에 대한 지역주민의 시선은 애증이 교차된다. 그는 15·16대 총선에서 각각 89.9%, 88.2%로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고, 이를 바탕으로 대선후보까지 올랐다. 

호남에서 소외된 전북에선 정 후보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다는 증거다. 

그러나 2007년 대선에서 500만 표 이상 차로 이명박 후보에게 참패했고, 이듬해 18대 총선에선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2009년 4월 재보선에서 당의 만류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때 그의 캐치프레이즈도 ‘어머니, 돌아왔습니다’였다. 

그러나 이후 거듭된 수도권 출마와 탈당으로 지역 주민들의 실망도 차츰 커졌다. 

더민주당 김성주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덕진벌 싸움뿐만 아니라 ‘전북대첩’이라 불리는 전북 전장 한가운데에서 정 후보와 펼치는 용호상박에 당의 명운을 짊어지는 한 판 승부를 당당히 맞서고 있다.

현역 의원인 김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겸손하고 묵묵히 일하는 스타일로 지역민의 신망이 두텁다. LH공사 이전 유치에 실패해 구겨진 전북의 자존심을 500조원 규모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유치 이전으로 회복했다는 평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더민주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국회 보건복지위 야당 간사 등을 지내며 ‘중앙 무대’에서 정책통으로 활약한 최근 이력도 강점으로 뽑힌다.

전주병 유권자는 40대가 22%로 가장 많고, 20~30대가 35%가량을 차지한다. 

나머지 50대 이상이 42.6%를 차지해, 이들의 선택과 젊은층의 투표율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40% 안팎을 엎치락뒤치락 오르내리고 있는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먼저 40% 이상의 안정적 지지율을 얻을지가 관건이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