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국격’(國格)이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이 국가에도 일정한 수준의 품격이 있다는 의미인 듯 합니다. 국격은 대체로 한 나라의 문화수준과 역사, 국민들의 의식이나 국제사회 공헌도 등을 포괄한 것이지만 결국 그 나라의 경제력이 국격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반면에 ‘인격’은 인간성이나 사람 됨됨이로 표현할 만큼 주로 성격이나 행동방식, 의식수준 등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돈이 많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 인격도 갖추었을거라고 생각하거나 그렇게 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돈과 지위 등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의 인격을 무시하거나 공적인 권한을 가지고 사적인 분야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나 인식도 약해서 그 정도까지는 해도 된다고 하는 관용적인 시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공적권한의 사적이용 부분이 부각되어 장관급 후보자들이 곤란을 겪는 모습도 이제는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습니다. 명절을 전후한 사소한 인사치레도 부담이 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과거 공직을 통해 명예는 물론 富까지 향유할 수 있었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이런 개인의 인격이나 의식수준을 운동역학을 통해 측정하고 수치화하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가 쓴 ‘의식혁명’이라는 책입니다. 인간의 의식을 1부터 1,000까지 룩스(Lux)로 구분하고 단계별로 어떤 수준인가를 나타냈습니다. 수치와 죄의식, 무기력과 슬픔,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지배하는 의식은 100이하입니다. 깨달음, 평화, 기쁨, 사랑은 500이상입니다. 긍정과 부정의 갈림길에 있는 것은 용기(200)입니다. 저자는 “용기는 우리에게 기꺼이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게 도와주고 파란만장한 인생을 긍정적으로 전환시켜 준다.
 
이 수준에 이르러 우리는 비로소 인생이 우리에게 주는 기회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전체 인류의 15%만이 분기점인 200이상의 의식수준에 속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어떤 조직이든 그 품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생소하지만 ‘조격’(組格)이 될 수도 있겠네요. 경찰청에서 ‘불공정 이의제도’를 활성화하고 부당한 업무지시나 간섭, 불평등한 처우 등에 대해 개선할 방침과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조격’을 높이기 위한 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직의 격은 그 곳에 속한 사람들의 몫입니다. 각자가 속한 과?계, 지구대와 파출소...그것이 바로 우리들의 얼굴입니다./진교훈 정읍경찰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