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을 보름여 앞둔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당) 소속 기초의원들이 집단 탈당하는 등 당 분열이 멈추질 않고 있다.

직계로 ‘모신’ 현역 국회의원이 탈당하거나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자신들의 정치적 진로가 불투명해지면서 이뤄지는 전형적인 철새정치 구습이다.

일각에서는 계파정치에 함몰된 천박한 일부 정치인들의 ‘줄서기’문화로 지역민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9일 전주시의회 김윤철·양영환(무소속)·소순명 의원(더민주당)은 전북도의회에서 국민의당 입당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 “지역 의제나 지역의 가치를 중심에 놓지 않고 오로지 중앙 바라보기에만 몰두하면서 지역의 여당만을 자임해온 정치세력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때”이라며 “정치를 새롭게 더 나은 전북을 위해 작은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민의당 전주 선거구 후보를 돕기 위해 두 팔을 걷고 있다. 

앞선 28일 김제시의회 정성주 의장 등 김제시의원 11명 역시 “정당이 아닌 김제시민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라며 국민의당으로 단체 입당했다.

김제시의원 총 12명 가운데 비례대표 1명을 제외한 인원이다.

탈당의 주된 이유는 더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김제·부안 선거구를 단수 추천한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민주당의 해당 지역 단수 추천 후보는 컷오프당한 최규성 의원 경쟁 상대인 김춘진 의원이었다.

결국 최규성 의원을 따르던 지방의원들의 항명성 집단 탈당인 셈이다.

지방의원들의 집단 탈당은 이 뿐 아니다.

지난 1월 당시 김관영 의원이 더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입당한 이후 직계 지방의원들의 대규모 탈당이 논란된 바 있다.

실제 지난 1월1일 기준 총 24명의 군산시의원 정당 구성을 보면 더민주당이 18명(비례대표 포함)으로 75%를 차지한 절대다수당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현재 국민의당 소속 군산시 의원은 15명으로 급증한데 반해 더민주당 소속 의원은 6명으로 대폭 감소됐다.

같은 기간 익산시의원(총 25명)의 국민의당 입당 의원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이날 국민의당에 입당한 3명 의원을 제외한 5명의 당적이 변동된 전주시의회도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더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경선에서 최형재 후보에게 탈락하자 같은 지역구 광역·기초의원 10명이 ‘전주을 국회의원 후보 경선 재심을 강력히 요청하며, 이를 묵과한다면 탈당도 불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도내 30여명의 전현직 광역·기초의원은 국민의당 전주갑 김광수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

이들은 “기득권을 쥔 정치인들은 지역을 볼모로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눈이 멀어 지방정치를 철저하게 농단하고 있는 현실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던 사람이 바로 김 후보”라며 김 후보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전·현직 지방의원은 전현직 9명의 도의원과 전주시의원 21명 등 모두 33명이다. 

지방의원들의 주된 줄서기 이유는 국회의원들이 손에 쥐고 있는 ‘공천권’ 때문이다. 

타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경우 자신들의 이름이 적힌 소속 지방 의원 명단 전체가 ‘물갈이’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이합집산의 구태가 끊이질 않고 있다.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 지방의원들 간 지방자치 의미가 그만큼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으로 돌아간다는 뼈아픈 충고다.

도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총선 후보에 대한 과도한 줄서기로 지방의원들 스스로가 지방자치 권리를 버리는 것 아니냐”면서 “이 때문에 지방의원이 지역민과 지역을 위한 정책 결정을 해야 함에도 이를 외면한 채 당론에 따라 움직이는 거수기로 전락하는 폐해가 거듭되기 때문에 이제는 유권자들의 단호한 심판이 있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