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북 총선전략에 빨간등이 켜졌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비례 출마 문제가 자칫 이번 20대 총선에서 후보들에게 악영향을 끼쳐 전패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의당과의 지역 패권 싸움이 힘든 판에 김종인 대표 비례 출마는 ‘불난집에 기름을 부은 꼴’이 돼 가는 양상이다. 

도내 정치권에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번 총선에서 이길 생각이 있느냐. 특히 호남권 사수는 포기한게 아니냐”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호남 포기

합의된 선거구 획정기준에 따르면 지역구 국회의원은 253석과 비례대표 47석 등이다. 

이 중 수도권인 서울은 49석, 경기도는 60석, 인천은 13석으로 총 122석이다. 

반면에 호남권은  전북(11→10석), 전남(11→10석), 광주(8석) 등 모두 합해야 28석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호남은 조족지혈이고 수도권이 4.13총선의 최대 격전지가 된 셈이다. 

김종인 대표의 107석 확보 역시 수도권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호남 정치를 빼놓고는 쉽지 않다는게 지역 정가의 의견이다. 

기존 양당 구조가 아니고 더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다자간의 구도로 치러진다는 점을 인지해야 된다는 것이다. 

특히 호남권을 두고 야권은 혼전 양상인 반면에 새누리당의 영남권에 대한 충성도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도 한몫한다. 

예컨대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수도권 112석 중 33석밖에 확보하지 못했지만 전체 152석을 얻어 수도권에서 패배하고도 과반을 달성할 정도로 막강하다. 

무엇보다도 이번 총선에서는 야권이 나눠먹는 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 호남 민심을 배제하고는 107석은 물건너 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사실, 의석수만 놓고 보자면 호남의 효용성은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야권 심장부이자 표심 척도로 여겨지는 호남 정치는 의석수와 관계없이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 

특히 대권이라는 큰 과제에서 호남 정치는 수도권 민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등한시 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전북은 어차피 힘겨워, 져도 그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전북 정치 주도권을 놓고 뜨거운 경쟁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3선인 김춘진(김제부안) 후보를 중심으로 재선인 이춘석(익산갑) 후보와 초선인 김윤덕(전주갑), 김성주(전주병) 등 4명의 현역이 버티고 있다. 

국민의당은 재선인 유성엽(정읍고창) 후보와 초선인 김관영(군산) 후보가 중앙당과 도당 중책을 맡으며 한판 승부를 예고 중이다. 

국민의당은 여기에 정동영(전주병) 후보, 조배숙(익산을), 이한수(익산갑), 임정엽(완주무진장) 등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단, 이전처럼 이들 모두가 같은 당 소속으로 출마한다면 문제없겠지만 현재는 그럴수 없는 구도다. 

양당 예비후보 모두가 지역에서 탄탄한 지지세력을 확보하고 있어 서로에게 승산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혼전이다. 

일각에서는 더민주당이 밀리고 있다는 예측도 있다. 

야권의 내홍과 분열을 지켜보다 못한 더민주당을 바라보는 시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2번 부여는 더욱 대형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가 관측통들은 이번 김종인 대표 비례 출마에 대한 ‘밀어붙이기 식’ 상황을 두고 더민주 지도부가 잘못판단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가 한 관계자는 “더민주당 지도부가 지역 반발 민심을 들여다보지 않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치열하게 싸우는 더민주당 호남권 후보에 대한 배려가 없다. 아예 호남권을 포기하고도 선거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국민의당 전북도당이 이번 총선에서 7:3또는 8:2까지 앞설 것이란 예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 대표 비례 문제는 더민주당은 갈수록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역 유권자들의 ‘그래도 더민주당’이 아닌 오히려 지도부가 상대방 후보 선택을 밀어주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전략이 없는 것처럼 보여 걱정스럽다”고 했다. 

/신광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