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통화완화 기조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경기악화를 방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완화적 통화정책만으로는 경기회복을 이끄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LG경제연구원은 22일 '마이너스 금리에도 선진국 통화완화 강도 높인다'는 보고서를 통해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유가 반등과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연방기금금리를 동결했고 영국은 지난 17일 0.5%의 기준금리 유지를 결정했다. 일본도 지난 14일 예치금금리 -0.1%를 이어갔다. 유로존의 경우 기준금리를 0.05%에서 0%로, 지준 예치금리를 -0.3%에서 -0.4%로 낮췄다. 

보고서는 선진국의 이 같은 통화완화 정책으로 1월 중 배럴당 22달러까지 급락했던 두바이유는 3월, 30달러 중후반에서 등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완화되고 달러화 강세가 후퇴했다. 신흥국으로부터 빠져나갔던 자본이 재유입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각 신흥국의 통화가치와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안전자산 선호현상 완화로 외국인 자금이 국내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원화환율은 떨어지는 중이다. 12월과 1월 3조1000억원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2월 순매도 규모를 2000억원으로 줄인 뒤 3월 3조3800억원의 주식을 사들이는 추세다. 

보고서는 마이너스 예치금 금리가 시중은행의 여유자금을 중앙은행에 예치해 징벌적 성격의 이자를 물기보다 기업 등 민간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은행의 경우 경기 둔화로 마땅한 대출처를 찾지 못하거나 예금 고객에게 전가하지 못하게 되면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게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통화완화 조치가 시행된다 해도 소비나 투자, 수출확대 등 경기부양 효과가 발생할 것이냐는 전망에는 물음표가 붙는다고 지적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재정확대와 구조조정이 병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완화 정책은 추가적인 경기 악화를 방지하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경기회복을 이끄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장기간 이어진 미국의 저금리에 신흥국 과대부채 등 불균형이 해소되지 못했다"며 "글로벌 경제회복이 안 될 경우 글로벌 금융불안 재연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안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