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새로운 모델인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상공간에서 먼저 테스트를 받는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추후 본인가를 받는 업체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초기부터 안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진행경과 및 향후 계획안'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계획안에 따르면 본인가를 준비 중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한국은행(거액결제망), 금융결제원(소액결제망) 등과 전산 사전 연계 및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는 본인가에 앞서 관계 기관과 약 2~4개월 정도 전산 연계 사전테스트를 실시하고 싶다는 업계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현재 한은, 금결원의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전산시스템 연계 테스트는 본인가를 받은 후에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사전 테스트를 위해 금융규제 테스트 베드인 '레귤러터리 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이하 샌드박스)'를 이용한다. 

샌드박스란 집 뒤뜰에 모래사장이 깔려 있어 어린이가 다치지 않고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를 기존 규제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금융상품과 사업 모델을 검증하는 가상 공간의 개념으로 사용한다. 

금융위는 현재 샌드박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세미나, 공청회 등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이르면 7월 이후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본인가 전이라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전산시스템을 샌드박스를 통해 사전에 시험하기로 했다"며 "소액·거액결제시스템 연계, 예금보험제도 가입 등을 테스트해 신설 은행이 조기에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금융제도를 온라인 방식으로 정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미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카드업 영위 ▲방카슈랑스 영위 ▲모바일 OTP(일회용 비밀번호) 발급 ▲전자문서 방식으로 외환거래 신고 허용 등이 가능하도록 관련 금융제도를 개선 조치했다. 

▲온라인 기반 자문서비스 제공 ▲온라인 방식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등은 올해 중 추가로 개선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올해 안에 본인가를 받아 영업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혁신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은행법 개정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현장 의견 청취 및 제도 개선을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실무 지원 태스크포스(TF), 금융위원장 현장간담회 등을 운용할 것"이라며 "다음달부터는 인터넷전문은행 내부통제시스템·전산설비 구축 등 인가 관련 실무지원을 위해 금융감독원 내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준비 실무TF'를 설치·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안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