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가 지나고 며칠 후면 동면하던 동물들이 잠에서 깨어나고 초목의 싹이 돋기 시작한다는 경칩(驚蟄)이 다가온다.
이맘때면 꽃샘추위라 하여 매서운 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기도 하지만 경기전 경내 매화와 “영원한 행복 슬픈 추억”의 꽃말을 가진 봄의 전령사 福壽草가 노오란 꽃망울을 터뜨려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아쉽게도 이번 겨울은 우리 전북에 유독 많은 피해를 안겨줬다. 김제와 고창에 구제역이 발생하여 사육중인 돼지 1만여 마리가 처분되어 재산상 피해와 혹한 속에서 감염전파 차단을 위한 거점소독 시설과 통제초소를 운영하는 등 주민과 유관기관, 공무원이 합심하여 고생한 결과 조기 종식이 되었지만 많은 유무형의 많은 피해와 휴유증을 남겼다.
또한 한파와 기습폭설로 고창군 등 10개 시군에서 축사 24건, 비닐하우스 붕괴1,037건과 과수, 농작물 동해 등 총 1,103건에 64억원 정도의 피해가 발생하여 재난지원금 지원 및 시설복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유사한 피해가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강구해야 함에도 예방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반성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견디기 힘들었던 한파와 폭설이 내리는 겨울이 가고 새 울고 꽃 피는 봄이 온다고 포은 정몽주는 봄의 흥취에서 春雨細不滴 夜中微有聲 雪盡南溪漲 草芽多少生(봄비 가늘어 방울지지 않더니 밤 깊어 희미하게 빗소리 들려라 눈 다 녹아 남쪽 개울에 물 불어날 것이니 풀싹은 얼마나 돋았을까)처럼 낭만의 계절만이 되는 건 아니고 봄에도 위험과 재난이 심심찮게 각종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계절이라서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얼음이 녹는 해빙기를 맞아 건축물 붕괴, 낙석 등에 의한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해빙기에는 '땅이나 건물 틈새에 스며들었던 물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고 물이 얼면서 부피가 커져 틈새를 크게 만들어 낡은 담이 무너지고 공사장이 붕괴하고 절개지에서 낙석이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
정기적인 정밀진단과 보수,보강으로 해빙기 안전사고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나,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피해, 건물붕괴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미리 점검하고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각 가정에서도 해빙기간 동안 주변의 축대나 옹벽의 배부름 현상과 균열이 없는지, 담이 기울어져 있는지 꼼꼼히 살피는 등 해빙기 안전에 각별히 동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우리 전라북도는 도민이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안전전북 구현을 위하여 재난?안전사고 제로화, 안전 사각지대 해소화, 안전문화 생활화 등 3대 목표를 설정하고, 재난?안전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 선제적 예방을 통한 사회재난 제로화, 자연재난 안전지대 조성, 생활 속 안전문화 확산 등 4대 추진전략과 20개 중점추진과제를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재난위험시설물에 대하여 선제적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금년에도 사회재난 제로화 위하여 재난위험시설과 취약시설에 대하여 안전관리자문단과 합동점검을 추진할 계획이며, 국민안전처 주관으로 실시하는 국가안전대진단을 2월 15일부터 4월30일까지 75일간 실시하고 있다.
진단대상은 도민 안전과 직결되는 시설물, 건축물, 공작물, 교통운송수단 등 전 분야 2만여 개소를 민간전문가, 유관기관 등과 합동으로 공공, 민간시설 등 안전관리 전 분야를 대상으로 시설물 균열, 침하 등 하드웨어 부분과 법규 미미. 관행 등 소프트웨어 부분까지 일제 정비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정밀안전진단과 보수보강 조치를 할 계획이다.
또한 도내 산업단지 등 특수재난사고로부터 선제적 재난을 예방하고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등 재난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산업단지 유관기관 간 공조를 통하여 유해화학물질 사고예방 등을 위한 합동점검과 합동훈련 등을 실시하며, 유사시 재난발생에 대비 민간기업 소유자원 공동활용을 위한 협업체계 구축과 민관 실제 자원 응원 및 시스템 훈련을 강화하여 자원동원 및 공동활용 응원 능력을 배양할 계획이다.
안전은 우리의 무관심과 방심속에서 자란다. 주변의 위험요소를 발견한 때에는 즉시 신고하고 대처하여 百福騈臻 千祥雲集하고 모두가 안전한 한 해가 되시길 빌어 본다.(꾸벅)
임선정/전북도 사회재난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