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A씨(40세,남)는 지난 설 명절 진안 소재의 부모님 댁에 내려오면서 아내와 함께 고향인 전북 관광을 계획해 실행했다. 이를 위해 출·퇴근 길에 지하철 광고를 통해 봤던 '전북관광자유이용 1일권(교통추가형)' 2매를 구매해 한옥마을 및 삼례문화예술촌 등을 관광했으나 관광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 영 찜찜했다. 가격에 비해 그다지 즐길 게 없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북도가 토탈관광의 일환으로 2016년 '전북관광자유이용권 전면실시'를 올해 10대 프로젝트로 지정하고 추진 중에 있으나 좀 처럼 진전이 없는 모양새다. 연계된 컨텐츠 및 홍보 부족 등으로 인한 판매실적이 부진한 데다 이를 이용한 관광객들 마저 '전북관광자유이용권(이하 관광패스권)'의 혜택을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5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해 10월27일 5,000장을 발매한 관광패스권은 현재 2.400여 장 판매됐다. 한달 평균 700여 장 판매된 것이다. 이에 비해 지난 해 '전주 한옥마을'을 관광한 관광객 수는 965만명으로 월 평균 80여만명에 달한다. 아직 시범 사업 중이긴 하지만 관광패스권을 이용한 관광코스의 중심점에 전주 한옥마을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관광패스권은 기간별로는 1일권과 2일권, 기능 별로는 자유이용권과 교통추가형 자유이용권으로 분류해 1일권의 경우 각각 6,500원, 12,000원, 2일권의 경우 11,000원, 21,000원으로 전북지역 6개소(전주 5개소, 완주 1개소)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를 사용할 경우 전주지역 5개소와 완주군 5개소에 대한 무료입장이 가능하고 교통 추가형의 경우 전주시와 완주군의 13개(전주 12개소, 완주 1개소) 공영주차장에서 2시간무료(완주 대둔산 공영주차장만 전일 무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관광패스권으로 지정된 관광지를 이용하는 것과 관광패스권 없이 '선택적' 관광을 하는 2가지 경우를 볼 때 가격이나 시간적으로 관광패스권 구매가 반드시 '매력적인' 조건은 아니라는 점.

실제 전주시의 지정된 관광지 5개소만 볼 때 이를 모두 이용한다 하더라도 실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10.300원이다. 1일권 교통추가형 관광패스권을 12,000원에 구입했을 경우 1,700원의 차액으로 2시간 주차를 하는 셈이 된다. 게다가 전주 관광지 5개소 중 전주 동물원은 다시 차량으로 이동해야 되기 때문에 관광하고 싶은 곳을 '선택적'으로 관광하는 관광객에 비해 특별한 혜택이 주어진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전주 한옥마을의 경우 휴일이면 주차할 공간이 부족해 관광패스권으로 지정된 주차 공간에서 주차하기도 힘들뿐더러 지정된 곳에 주차를 한다 할지라도 주차지와 관광지와의 거리가 멀어 불만을 토로하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

또한 전주와 완주를 오가며 관광할 경우에는 시간적인 문제로 인해 관광패스권이 오히려 더 많은 관광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비용의 문제를 떠나 이용할 컨텐츠도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당초 도는 관광패스권 이용시 문화공연(뮤지컬춘향, 한옥스캔들) 할인 혜택 등을 부여하는 등 컨텐츠 향상에 힘썼으나 현재는 해당 공연들의 종료로 이용 컨센트가 줄어든 셈.

이에 도 관계자는 "15일 회의를 통해 관광패스의 인지도 확대 및 전주 한옥마을권이나 수학여행 그룹권 등의 수요자 맞춤형 자유이용권 설계를 통해 관광패스권의 수요를 올릴 계획이다"라며 "14개 시·군과 관광패스권 업무협약과 시·군 주차장 및 관광시설 관련조례 할인조항 등을 개정, 특별가맹점(맛집, 숙박, 체험, 교통 등)을 늘려 도내 특정 관광지에 편종된 관광객 집중 현상을 극복하고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정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