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거가 그렇지만 정치신인들에게는 얼굴 알리기가 쉽지 않다. 

하루 하루가 첩첩산중일 뿐이다. 새누리당 덕진선거구에 출마하는 양현섭 예비후보도 예외가 아니다. 바른 정치를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출사표를 던졌지만 쉽지 않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저녁 11시 바쁘게 움직이는 양 후보가 정리한 하루 일과를 들여다봤다. 

 서울이 모스크바보다도 더 춥다는 기상예보는 이곳 전주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강한 눈보라와 함께 갑자기 들이닥친 겨울 한파는 거리는 물론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꽁꽁 얼게 만들고도 남았다. 

거리에 나가 강하게 불어오는 눈보라와 맞서면서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명함을 드리며 인사를 드렸지만 날씨가 추워서인지 어느 누구 하나 제대로 손을 내밀어 다정하게 명함 한 장 받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창피함을 넘어 한편으론 서럽기도 했다

 손과 발은 이미 얼대로 얼어버렸다. 이제 잠시 후면 퇴근길 차량을 향한 손 흔들기 운동을 나가야 하기에 사무실에 들어서는데 갑자기 온풍기에서 날아온 따뜻한 기운이 거구인 내 몸을 단번에 풀썩 주저 앉혀버렸다. 

잠시 몸 좀 녹이라고 눈을 털어주는 아내의 토닥거림 앞에 눈시울이 젖어 옴을 느끼었다. 

단 한 번도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반대를 하지 않았던 아내였건만, 오늘 따라 아내의 눈빛이  ‘괜한 고생을 왜 그렇게 사서 하는 것이냐?’고 마치 나무라며 자신이 대신 통곡하는 눈빛으로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국회의원에 출마를 한다고 했을 때부터 나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었고, 내가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나서자마자 아내는 나와 함께 거리에서 선거운동을 하면서 주변의 냉대를 이미 실컷 경험하고 있던 찰나였던 것이다. 

그대로 앉아 모든 것을 잊고 한 숨 자고 싶어졌다. 

다시금 퇴근하는 차량을 향해 손 흔들기 운동을 하기 위해 저 춥디추운 한파의 거리로 나가야 할 것을 생각하니 온 몸에 힘이 쭉 빠졌다. 

오늘 하루는 그냥 쉬는 것이 낫겠다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제는 저녁이니 운전하는 분들에게 내 모습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아 새누리당의 기호1번이 야광으로 새겨진 꼬깔모자를 쓰고 다시 한파 속으로 나갔다. 

날씨가 추운 것도 힘들었지만 사실 힘든 것은 아무리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해도 어느 누구 한 사람 화답하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서 계속 같은 동작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에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가만히 서서 인사만 하고 손만 흔들고 서 있자니 온 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고 버티기가 힘들었다. 

이제는 살아남아야 했다. 얼어오는 몸을 버티자니 엉덩이를 흔들며 지그재그로 오른발 왼발, 오른손 왼손에 박자를 맞춰 마치 유치원 어린아이처럼 율동을 하기 시작했다. 

눈 오는 날 창경원의 원숭이는 저리가라 하는 내 모습이었을 것이다. 

한편으로 부끄럽기도 하고 창피했지만 그렇다고 중단할 수도 없었다. 

전주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전주시민이 함께 하고 있다. 내가 진정 나 개인 한 사람의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요, 우리 모두가 잘 사는 세상,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나의 진정성이 전주시민들에게 다가설 수 만 있다면, 아니 다가 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결코 이 길이 험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신광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