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주지역에 15cm에 달하는 폭설이 쏟아지면서 시 공무원들을 새벽마다 동원하는 등 전근대적 제설행정에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제설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타지역에서 제설차량을 지원받는 등 앞으로 남은 겨울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주시는 지난 19일부터 내린 폭설과 영하 13도가 넘는 한파로 빙판길을 이뤄 전지역이 교통혼잡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시는 공무원 총 동원령을 내리고 약1000여명이 넘게 제설작업에 투입됐지만 역부족으로 사람이 눈을 치우는 것은 비효율적인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겨울 도로제설대책으로 적설량이 5cm 이상일 경우 시청 전 직원이 제설담당구역에 긴급 투입돼 이면도로 및 인도에 대한 제설작업을 시행한다는 시 방침이다.

하지만 폭설이 쏟아진 첫날에는 시청 공무원들의 참여가 50%도 되지않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밤새 쏟아진 눈폭탄으로 전주 전역의 교통이 마비된 날도 다음날 새벽 6시에 제설작업에 참여한 시청 공무원은 1175명으로 전체 공무원 1938명 중 60%에 그쳤다.

제설작업에 참여한 공무원들도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제설차량을 비롯한 제설장비 등이 열악해 단순 인력으로는 도로에 얼어붙은 눈을 치우는데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어설픈 제설대책으로 경북도 공무원들의 도움을 받아 제설작업에 투입할 정도로 전주시의 열악한 재난재해 대책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재난재해 방지 대책은 뒤로 미룬 채 전시성 행정에만 사업비를 집중적으로 투입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전주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한옥마을과 금산사를 오가는 명품버스 4대에 리모델링 비용만 5억여원의 예산을 들였지만 손님이 없어 빈 차로 운행할 때도 많아 경제적 효과는 기대에 못미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 

시민 박모(43)씨는“외양만 화려한 고가의 버스를 사들여 운행할 돈으로 폭설에 대비한 예산을 늘려 제설작업에 투입했다면 이처럼 도로 곳곳이 빙판길로 얼어붙어 교통대란으로 고생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또“전주시가 전시성 행정에만 치우쳐 시민생활과는 동떨어진 사업에만 예산을 투입, 정작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행정에는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며“장밋빛 청사진으로 겉만 번지르한 전시성 사업보다는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행정에 집중해 줄 것”을 주문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시가 이번에 사용한 장비는 총 84대로 대형살포기 20대와 소형살포기 33대, 임대장비 24대, 경북도에서 지원받은 장비 7대가 제설작업에 투입됐다"면서 "앞으로 남은 겨울을 대비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제설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