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기(國技)인 태권도는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에 있어 짧지만 유도, 양궁, 레슬링과 더불어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꾸준히 금메달을 안겼다.

시드니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한 대한민국은 2004년 아테네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2008년 베이징에서는 4체급에 출전해 모두 금메달을 수확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내는데 그쳐 금맥을 이어가는데 만족해야 했다. 

런던에서의 부진은 새로운 기회가 됐다. 체급별 각기 다른 나라에서 금메달을 가져가며 한국과 이란, 중국 등 태권도 강국의 독주를 막기 위한 출전 제한이 사라졌다.

이로 인해 한국은 곧 있을 리우올림픽에 남자 3체급과 여자 2체급의 출전 선수를 확정했다. 주위의 견제가 워낙 심해 마냥 낙관적일 수는 없지만 출전 선수가 늘어난 만큼 우승 가능성도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선수들은 모두 체급별 올림픽 랭킹 6위 안에 드는 강자다. 그 중에서도 한국 태권도 간판인 남자 68㎏급에 출전하는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과 더불어 경량급 기대주인 58㎏급의 김태훈(22.동아대)은 자신의 체급에서 현존 최강이다. 

특히 올림픽에 처음 출전하는 김태훈은 2014년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데 이어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제패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올림픽에는 자신의 주 체급인 54㎏급이 없어 한 체급을 올려 출전하지만 이 체급에서는 우월한 축에 속하는 183㎝의 큰 신장을 살려 상대를 쉴 새 없이 몰아붙인다.

특히 김태훈은 지난해 12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세계 태권도그랑프리 파이널 58㎏급 결승에서 올림픽랭킹 1위를 구가하던 이란의 파르잔 아슈르자데 팔라를 꺾고 우승했다.

당시 우승으로 김태훈은 파르잔을 2위로 밀어내고 올림픽랭킹 최고 자리에 등극했다. 김태훈에게는 랭킹 1위의 감격보다 파르잔에게 거둔 승리여서 더욱 값졌다.

파르잔은 2014년 성인무대 데뷔 후 국제 대회를 독식하며 최강자의 자리를 지켰다. 김태훈도 자신의 주 체급에서는 세계 무대를 호령했지만 58㎏급에서 한 차례 맞대결을 펼쳐 패했기 때문이다.

김태훈은 월드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으로 파르잔과의 상대전적에서 1승1패로 균형을 이뤘다. 이들은 리우올림픽에서도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변이 없는 한 이들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