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정부의 2대 행정지침(일반해고, 취업규칙 관련)에 반발해 25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으나 시작부터 벽에 부딪친 모양새다.

주요 완성자동차 노조들이 사실상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정부가 민노총의 총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나마 한노총이 법률 투쟁에 나서기로 해 노동계의 갈등이 심화 될 경우 공동 대응 할 여지가 있지만 절차상의 문제로 인해 당장 총파업에 동참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고용노동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공정인사 지침'과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 지침'의 양대지침을 노동 '개악'이라고 규정, 이에 25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해 30일에는 서울에서 총파업 대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날 민노총 전북본부는 "정부의 양대 행정지침은 근로기준법에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영유아보육법을 무력화 시키는 영유아보육법 시행령과 같은 것"이라며 "정부가 국회를 우회해 일개 정부부처의 행정지침으로 파괴적인 노동 '개악'을 선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실제 행정지침은 법적 효력은 없으나 일선 근로감독관들이 참고하는 기준이기 때문에 현장에선 사실상 법으로서의 효력을 띠고 있다"면서 "이에 민노총 전북본부는 25일 총파업 대회 이후 매일 총파업 집회를 개최하고 30일에는 서울 집중 총파업 대회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노총 전북본부가 양대지침에 반발해 강력 대응에 나섰지만 노동계의 움직임은 미온적이다.

중단된 대의원 선거 정상화 등 내부 현안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차 노조가 당장 파업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이날 "현실적으로 민주노총 파업 참여가 어렵다. 대의원 선출이 되지 않아 대외적인 활동에 참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대의원만 참가한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럴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인 기아차 노조도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또한 한국GM이나 르노삼성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아 주요완성차 노조들은 사실상 파업에 참여하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24일 민노총의 총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엄정대처 방침을 천명한 김현웅 법무부 장관의 긴급 담화문에 이어 경찰도 30일 총파업 집회 시 불법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초강경 대응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한노총이 25일 오후 대표자 회의를 열고 노조 대표자와 상근간부들이 모여 양대지침 폐기 등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으나 총파업에 동참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총 전북본부 관계자는 "노동자가 죽더라도 구조조정과 노동개혁이 필요하다고 윽박지르지만 언제나 가진 자만 배불리고 서민들은 절벽으로 내몰렸다"며 "2천만 노동자가 함께하는 총파업 투쟁을 조직해 노동권을 사수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