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정기 승진시험에서 만점을 받고도 탈락하는 사례가 속출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조직 내부 불만이 팽배하다. 

21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16년도 정기 승진시험’채점 결과, 전북에서는 총 71명의 경찰관이 승진의 영예를 안았다. 

계급별로 보면 경정 7명, 경감 22명, 경위 25명, 경사 9명, 경장 8명 등이 승진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날 발표된 시험 결과에 많은 경찰들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승진시험에서 만점을 받고도 승진에서 대거 탈락하는 사례가 속출한 때문이다. 

실제 전북에서만 시험에서 만점을 받고도 승진에 실패한 경찰관은 17명(경감 12명?경위 3명?경사 2명)에 달한다.

승진시험의 난이도가 너무 낮아 변별력이 떨어져 만점을 받아도 최종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경찰은 상대적 박탈감에 억울해도 불만을 삭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경위급 승진의 경우 시험성적과 근무평점을 더해 100점 만점에 98.14점을 받아도 승진에 실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 경사의 경우는 97.87점, 경장은 95.70점이 최저 점수로 과거보다 합격 커트라인이 수직상승했다. 

이처럼 승진시험에서 만점을 받고도 탈락자가 속출한 배경에는 승진체계가 근무평정 40%와 필기시험 성적 60%를 합쳐 승진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변경돼 근무평정의 비중이 높아졌지만 상대적으로 필기시험의 난이도는 너무 낮아 변별력이 떨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승진시험에서 탈락의 분루를 삼킨 경찰들은“승진시험에서 만점을 받고도 상급자가 매기는 근무평점 성적으로 승진이 결정되는데 승진시험을 치러야 될 이유가 뭔지 묻고 싶다”며 허탈한 심정을 내비쳤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현장에서 열심히 근무한 경찰에게 승진 기회를 주기 위해 시험을 쉽게 출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점을 받고도 승진에 실패한 직원들은 억울하겠지만 치안 유지에 기여한 경찰관들이 승진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의 이같은 설명에도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어렵게 공부해 승진시험에서 만점을 받고도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경찰들 입장에서는 승진시험은 형식적 절차로 전락하고, 결국 인사권자의 판단에 따라 승진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냐는 자조 섞인 푸념이 나오고 있다. 

/이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