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밥상머리 이슈 중 하나는 국회의원 선거에 관한 것이 주된 메뉴가 됐다.

덧셈의 정치가 말이 되고 통합의 정치도 말이 된다. 낡은 정치를 넘어서야 한다는 말도 오른다.
이 시대의 잘못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말도 분석이 되어 진다.

많이 들어 봄직한 말들이 오가는 가운데 화제의 중심은 순창에 칩거 중인 정 동영 전 의장의 향배다.
전주 전북 사람들의 관심과 달리 정 전 의장은 아직까지 속내 드러내지를 않고 있다.
우리는 그 동안 정 전 의장에 대한 듣기 싫은 소리를 많이 들어 왔다.

정치는 대중의 욕망과 기호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정의 한다면 정 동영은 정치인이란 이름에 합당한 사람이고 정치는 임기응변, 유연성의 예술이라고 한다면 그는 정치에 적격이라는 평이 뒤 따르는가 하면 정치를 자기 철학이나 신념을 실천하는 일이라고 한다면 정치는 그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도 따랐다.

정치는 곧 책임성이라고 해도 그와 맞지 않는다는 평도 뒤 따랐다.
이렇게 정치의 어떤 측면은 그와의 친화성이 높지만 다른 측면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게 정 전 의장에 관한 세상의 고정 관념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자신의 과거 전부를 반성했다. 바닥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모험이었을 것이다. 그는 부유세를 주장하고 용산 참사현장을 찾고 그리고 달려간 곳이 부산 영도의 한진중공업이었다. 언론에서는 사라졌지만 노동현장 집회현장에 민주노동당 의원이 돼 있었다.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를 탔으나 정 동영에게 돌아 온 것은  “쇼하다 왔군.” 따가운 시선뿐이었다.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도 그는 연기 잘하는 배우로 취급 받았다. 진보의 배낭을 메고 왼쪽으로 행군을 하는 그의 결단에 대해 “환영한다.” “높이 평가한다.” 그 흔해 빠진 싸구려 논평조차 없을 정도로 철저하리만치 외면을 당해 왔다. 하지만 전주 전북사람들만은 누가 뭐라던 그의 진정성을 믿어 왔었고 믿고 있다.

가히 거리적 걸릴 것이 없었던 정 전 의장이 대선 패배 이후 당권의 동심원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하면서 다시 화려한 무대에 서주기를 바랐다.

전주를 떠나는 뒷모습에 연민도 가졌었다. 서울에 사는 친인척은 물론 지인들에게 정 전 의장을 도와 줘야 한다는 부탁도 잊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곱지 않은 시선 또한 없지 않았었다.
선거가 눈앞이나 다름없는 지금 전주에서는 정 전 의장에 대한 향후거취가 궁금하다. 정 전 의장이 누구인가.

국민일각의 여망이었던 세대교체를 부르짖으며 가히 거칠게 없었던 정치권의 성공신화의 주인공이었던 만큼 서울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아직도 힘을 받고 다시 옛날의 정 동영이 되도록 북돋아 중앙무대에 세워 서취라이트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동의를 얻는다.

조각조각 되고 서걱거리고 투박한 것이었지만 퍼즐 맞추듯 맞춰보면 민심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가 있다. 곡식 한 알을 만들어 내는데도 천둥 번개가 몇 개고 가뭄과 홍수 또한 몇 개인데 사람 하나 키우는 것 그 세월이 얼마라면 전주사람이 원하는 것은 정 전의장이 한국정치의 중심에 다시 서야 한다는 것이다.

총선을 눈앞에 둔 전북의 민심은 들떠 있다. 상당수 도민들은 새누리당은 그렇다 치고 더불어민주당에 더 섭섭함을 드러낸다.

조목조목 따질 필요가 없다. 전북에 채워야 할 공백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일자리도 그렇고 한마디로 살기가 팍팍하다. 전북의 낙후에 더불어민주당이 해준 것이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 되묻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받아 놓은 밥상처럼 생각이 더 식상한 것이다.

지금 전북의 민심은 상호견제와 경쟁이 없는 정치풍토 아래에서는 나라의 장래도 지역발전도 기약할 수 없다는 자각이 움트고 있다. 한 마디로 전북의 정치적 문법이 달라지고 있다.

묻지 마 투표를 해왔었던 전북의 민심이 흔들리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부모 모시고 사는 자식과 며느리의 불만과 같다. 그동안 우리에게 해준 게 뭐 있느냐는 것으로 요약 된다.

전북 사람들은 지역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제시 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 밥상머리 결론이다.

정 전 의장의 당명이 어찌 되었든 전주 전북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사적 욕망에 맞선 정치, 정의와 공동선, 보편적 인권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그 중심에 정 전의장이 다시 있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고정길/브레이크뉴스 전북취재본부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