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에서 시작된 구제역 사태는 이번 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제역의 일반적인 잠복기는 2일에서 8일 정도 소요되고, 또한 구제역 백신에 의한 항체 형성이 2주 후에 60%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들어 궂은 날씨는 구제역 확산 방지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18일 전북도는 "김제에 이은 고창에서 구제역 발병 확인 후 도내 다른 지역에서 구제역 발병 신고 및 확인은 없다"면서 "이번 주가 구제역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므로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도는 도내 구제역 발생 시기에 대해 지난 11일 김제에서 최초 발생하고 이후 2일이 지난 13일 고창에서 2차 발생했다고 밝혔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구제역의 이론상 최대 잠복기는 14일이다"면서 "구제역은 일반적으로 즉시 발병되거나 2일에서 8일 정도의 잠복기를 갖고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구제역 잠복기를 고려 할 때 이번주가 확산 여부의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지배적이다.

도내 양돈들의 SP항체(백신 투여 후 발생하는 구제역 항체) 형성율이 전국 평균에 못 미친다는 분석도 이번 주가 구제역 확산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한 몫하고 있다.

15년 12월말 기준으로 전국 평균 SP항체 형성율은 62.4%이다. 정부에서 권장하는 기준은 65% 선이고 비육돈 30%, 모돈 60% 이하일 경우 확인검사를 통해 과태료 등 처벌을 받게 된다.

도는 구제역 발병 당시 도내 양돈들의 SP항체 형성율은 58.79%(15년 12월말 기준)이고 돼지 사육수가 높은 지역 순으로 정읍(34만여두) 52.2%, 김제(25만여두) 62.8%, 익산(19만여두) 65.9%, 고창(11만여두) 62%, 임실(7만여두) 56.5% 등이라고 밝혔다.

전국평균에 근접 또는 초과하는 수준이나 조사방법이 예찰조사의 경우 최저 10마리의 표본을 통한 조사이고 목적조사의 경우도 최저 16마리의 표본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

실제 최초 구제역이 발생한 김제 용지 소재의 농가에서 도축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SP항체 형성율은 38%로 전북평균(58.79%)나 김제평군(62.8%)에는 턱 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농가별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구제역이 발생함과 동시에 긴급 백신 접종에 나섰으나 SP항체 형성은 백신 접종 후 2주 경과 후에 60%에 도달하기 때문에 항체가 형성되기 이전인 이번 주와 다음 주까지는 항체 형성율이 낮은 농가들은 구제역 감염의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근 비·눈 등으로 습하고 연일 지속되는 강추위도 문제가 된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AI바이러스와는 달리 4℃ 이하 습도 60% 이하의 습한 날씨에서 왕성한 활동력을 지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는 이번 주 구제역 방역활동에 총력을 다 할 계획이다.

구제역이 발병된 고창 농가의 양돈 9,800여돈에 대한 살처분은 완료된 상태이다.

전북도 강승구 농림축산식품국장은 "고창 농가 돼지의 양이 많고 최대한 안락사를 시키고 있기 때문에 살처분 완료까지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또한 도는 구제역 대책의 새로운 매뉴얼에 따라 설치한 검역소를 33개소에서 36개소로 추가로 늘리고 기존 매뉴얼대로의 도로변 소독시설도 설치·확대, 불가피하게 도축장과 사료회사를 출입해야 하는 차량의 경우 거점소독소에서 발급한 소독필증을 소지 할 때만 출입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도내 140여만두의 돼지들에 대해 54만여두가 구제역 백신이 접종(18일 기준)된 가운데 이번 주 내로 50여만두의 백신을 위험도가 높은 지역순으로 추가 접종 할 계획이다.

도내 지역별 위험도는 양돈농가 방문 빈도수에 따라 분류돼 도내 양돈농가 방문 빈도수는 전체 8천224건 중 정읍 1천62건(12.9%)을 비롯해 익산 958건(11.6%), 김제 602건(7.3%), 장수 370건(4.5%) 등으로 나타냈다.

도는 현재 이중 김제, 익산에 대해서는 백신접종을 완료한 상태이고 정읍·완주를 중심으로 추가 접종을 할 방침이다.

강 국장은 "전북지역 구제역이 발병한 것에 대해 행정적 책임자로서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구제역 조기종식을 위해 도내 돼지 농가들은 반출금지령을 철저히 지켜줄 것과 이번을 계기로 구제역에 대한 안전의식에 더욱 철저를 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