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하향조정하며 3%대로 유지한 것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은 아니다"라며 낙관론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세계성장률과 교역신장률이 지난해보다 높게 전망되고 있고, 우리 수출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지난해 성장률이 2.6%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낙관적인 것만으로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3.0%로 하향 조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유가하락에 따른 예기치 못한 부정적인 효과도 있겠지만 실질 구매력 증가와 소비 여력 증진 등을 종합적으로 전망에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하향 조정에 따른 향후 금리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성장률 전망을 낮추면 금리를 조정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점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거시경제와 금융리스크를 다 같이 파악해 금리 정책을 펼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중국 경제 불안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중국의 금융불안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중국 당국에서 안정을 꾀하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은 완화되겠지만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에 따른 타격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해 늘 예의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내외 금리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외국인 채권 자금은 만기 5년 이내에서 운용되고 있고, 아직은 내외 금리차가 플러스이기 때문에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머징 마켓의 경제 금융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시장 금리에도 영향을 줄 것이고 그런 경우를 감안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통화스왑 재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 상당한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 등을 감안할 때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지는 않았다"며 "앞으로 대내외 금융시장의 전개 방향에 따라 필요하다면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15일 유일호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첫 회동을 갖는 것에 대해 "상견례에만 그칠 수 없고 대외 경제 상황이 어렵다 보니 국내 경제상황의 흐름, 앞으로의 전망, 대외 리스크 요인 등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