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 용지면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북도는 지난 11일 김제시 용지면 한 돼지 농가에서 “돼지 30마리의 코와 발굽에 물집이 생겼다”라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전북도는 가축 방역관을 해당 농가로 보냈고 간이진단키트 검사 결과 2마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방역 당국은 구제역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해당 농가 출입을 통제하고 농림축산 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이 농장의 돼지는 모두 670두(2동 1,000여㎡)로 지난해 10월2일과 같은 달 21일에 입식돼 사육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도는 해당 농가 돼지를 모두 매몰하고 발생 지역 3km 이내에 있는 가축과 관련 차량에 대해 이동제한조치를 내린 후 주요 도로에 통제 초소를 설치했다.  

또 김제에 있는 모든 양돈 농가에서 사육하는 돼지 25만5,000여 마리에 구제역 긴급 백신을 접종키로 했다. 

전북도는 충남의 한 농장 관리인이 최근 이 농장과 도내 최대 돼지 사육 지역인 익산 왕궁에 있는 농가를 방문했다는 농장주들의 말을 토대로 이번 구제역 발생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구제역은 전북에서 처음으로 발생해 전북도를 더욱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전국에서 구제역이 발생할 때마다 철통방어 신화를 이어온 전북의 기록이 무너지게 됐다.

도내에서는 1945년 이후 71년간 구제역이 한 번도 발생한 적이 없어 이번 구제역 확진 판정으로 첫 구제역 확진으로 기록된다. 

국내의 경우 2014년 12월 충북 진천에서 구제역이 발생, 지난해 7월1일 종식을 선언할 때까지 전국에서 185건이 발생, 17만3,000마리의 가축이 살처분됐다. 

전남·북, 경남,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발생한 구제역 피해는 640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전북은 지난 2010년과 2011년, 2013년, 2014년 등 4차례에 걸친 전국 구제역 사태에서도 철저한 방역대책과 선제적 차단방역, 예찰강화, 긴급예방접종은 물론, 각 농가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청정지역으로 유명했다.

당시 전북은 구제역 위기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는 등 공격적 방어로 구제역 접근을 막아냈다.

도 관계자는 “구제역 잠복기가 최대 14일인 점을 감안해 이 기간 동안 특별 예찰활동을 지속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발병지역 및 의심지역인 익산 왕궁에 대해 축산차량만 통제하지만 구제역은 공기에 의해 전염되므로 도민들은 되도록 이동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고민형·정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