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이 상습적으로 학생들을 체벌한 사립 A고 교사 2명을 경찰에 고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전북도교육청은 2013년 7월부터 학생 체벌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전북학생인권조례를 공포해 시행하고 있다.

7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구 및 신체를 이용해 학생들을 폭행하고 상해를 입힌 혐의로 전주 사립고 교사 2명을 지난 9월 경찰에 고발했다.

조사결과 고발당한 교사 2명은 60cm정도되는 나무주걱을 '사랑의 회초리'라고 명명하고 체벌 명목으로 학생들의 허벅지 및 종아리를 때렸다.

또한 교실에서 떠든다는 이유로, 수업시간에 잠을 잔다는 이유로, 책을 안사왔다는 이유로, 야자시간에 화장실에 갔다는 이유 등으로 교사는 학생의 뺨을 서슴없이 때리기도 했다.

어떤 교사는 전주한옥마을에서 나무주걱을 일괄 구매해 주걱에 캐릭터를 그려넣고 교사들에게 체벌도구로 나눠주기도 했다.

심지어 전주사립 A고 학교생활규정에는 체벌이 허용된다는 규정이 있어 학생들을 체벌하는 것에 일상적이고 조직적으로 해온 것도 드러났다.

더군다나 잦은 체벌에 한 학생이 우울증에 걸려 자퇴를 요구하다 전학을 가는 일도 있었지만 교사들의 체벌과 욕설은 멈추지 않았다.

이에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사태의 심각성으로 고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며 "교사들의 고발과 함께 학생들도 체벌문화가 잘못된 것을 인식해주기 위해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한 교육관계자 역시 "학생체벌로 교사를 경찰에 고발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경우이다"며 "이번 고발로 인해 아직까지 학생체벌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도교육청은 해당교사들을 경찰에 고발했지만 수사는 평균 4~5개월 및 길게는 7~8개월까지 장기간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상습체벌을 한 교사 고발과 별개로 교육청 감사팀은 해당학교재단 이사회에게 사안이 경미한 교사 1명에게는 중징계 요구를, 교장 및 교감에게는 관리책임을 물어 경징계를 요구했다. 

하지만 사립학교 이사회는 거듭된 도교육청의 중징계 요구를 무시한채 교사와 교감에게는 불문경고를, 교장에게는 경고를 내리는 것에 그쳤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