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달 도내 초등학교가 일제히 겨울방학을 시작했지만 전주 A초 1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엄마 김모씨는 마음이 편치 못하다. 김모씨는 "학기중에는 학교에서 오후에 아이들을 맡아줘 마음편하게 일을 했지만 방학에는 오전에만 돌봄교실이 운영돼 오후에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제 막 9살된 아이를 도시락을 싸 들려보내 학원을 뺑뺑이하고 있다"며 "학원비도 만만치 않다"고 울분을 토했다.

#2 전주B초에 다니는 1학년 손녀를 둔 조모 이모씨는 올 겨울은 딸 집에 와서 지내고 있다. 딸이 회사에 나가면 손녀를 봐 줄 사람이 없기 때문. 이 때문에 딸의 간곡한 부탁으로 할머니인 이모씨는 충청도에서 짐을 챙겨 전주를 찾았다. 할머니 이모씨는 "아이들과 지내는 것도 심심하지 않아 좋지만 본가에서 혼자 지낼 남편이 걱정된다"며 "하지만 어린 손녀딸을 혼자두는 것이 더 우려돼 전주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군산 서초 등 도내 10개교를 시작으로 23일 56개교, 24일 408개교, 29일 12개교 등 도내 초등학교가 일제히 겨울방학을 시작했지만 맞벌이 학부모들의 마음은 편치 못하다.

맞벌이 가정들이 학기 중에는 돌봄교실을 이용해 오후에 아이들을 맡겼지만 방학에는 도내 돌봄교실 학교 대부분이 오전에만 운영돼 아이들을 딱히 맡길 데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집에 어린 자녀를 혼자 두거나 학원 여러 곳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은 "밥은 먹었는지, 학원 차는 제대로 탔는지 걱정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일 도중에도 연신 아이들에게 전화를 해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4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겨울방학 중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학생 1만 668명 중 절반이 넘는 6,201명이 맞벌이 가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교육비 비지원대상의 숫자로 교육비 지원대상 2,262명에도 맞벌이 가정 수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도내 돌봄교실 664개 중 절반이 넘는 380개가 오전에만 운영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전과 오후 둘다 운영되는 곳은 203개에 그쳤다. 도내에서 가장 많은 153개의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전주지역에서도 오전만 운영하는 곳은 106개로 오전과 오후 둘다 운영되는 곳은 34개에 불과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초등돌봄교실 예산은 매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교육청의 초등돌봄교실 예산은 2013년 198억 1,000여만원과 특별교부금 23억 5,400여만원, 2014년에는 234억 8,100여만원, 특별교부금 13억 2,900여만원이 지원됐으나 2015년에는 대폭 축소된 164억 2,700여만원에 불과했다. 또한 2015년부터는 특별교부금도 전혀 내려오지 않았다.

2016년 올해 역시 지난해보다 감소된 154억 9,900만원 예산 편성에 그쳤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