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 의결만 남겨 놓은 '탄소소재 융복합기술 개발 및 기반 조성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탄소법)'제정이 불투명해졌다.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이하 원샷법)'등 쟁점 법안과 탄소법을 연계해 처리 하려는 새누리당이 지난 31일 국회 본회에서 상정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여·야는 오는 8일 임시국회를 통해 쟁점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총선 선거구 획정 협상에 실패해 '선거구 실종'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시점에서 제19대 국회의 쟁점법안은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8일까지 쟁점법안들의 처리가 무산되면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법안은 자동폐기 되고 다음 임시국회에서 재발의해야한다.

그러나 여·야가 내세우는 쟁점법안들은 아직 소관 상임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했고 다시 임시국회를 소집한다 해도 4·13 총선을 석 달여 남겨둔 상황에서 다른 사안들은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현재 회기 내 쟁점법안들의 처리를 위해 남은 수단은 국회의장 권한으로 법안을 강제처리하는 '직권상정'뿐이다.

하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은 직권상정은 국회 민주주의를 역행한다는 이유로 "쟁점법안에 대한 직권상정은 위법이다"면서 "직권상정을 하면 (정의화 국회의장이) 성(姓)을 간다"고까지 공안한 바 있어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사퇴 가능성까지 대두되며 정국 파장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3일 구두논평에서 "야당은 안철수 의원 탈당과 지도부 분열로 국회에서 법안 심의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여당을 위한 법이 아니라 민생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인 만큼 새해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선거구 획정이나 쟁점 법안에서 야당은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양보할 만큼 양보했다"면서 "새누리당은 청와대 눈치를 보며 버티지 말고 협상에 진정성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개각에 따른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줄줄이 예정돼 있어 여야가 쟁점법안 심의보다 또다시 정치공방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