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베트남, 뉴질랜드 3개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가 지난해 12월 20일 동시 발효됐다. FTA 발효에 따라 중국 958개 품목과 뉴질랜드 2,013개 품목의 관세가 즉시 철폐됐다. 

이번 FTA 발효로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교역국 중 유럽연합(EU), 중국, 미국 등 글로벌 3개 경제권 모두와 FTA를 체결한 국가가 됐다. 

국가들 간에 FTA를 체결하게 되면 체결국 간에는 서로 수출할 때 관세를 물지 않고 관세 이외의 수출입 제한, 즉 비관세 장벽도 줄어들어 수출 기업들로서는 국내 시장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외국의 품질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과제도 많다. 우선 국내 농·어업 대외 경쟁력 강화가 '발등의 불'이다. 

한중FTA 발효로 인한 득과 실을 들여다 본다.

▲최대교역국인 중국과 무역 점차 개방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다. 

지난해 10월까지 누계 기준, 대중국 수출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6%를 차지한다. 

한·중FTA의 가장 큰 효과는 대중 수출기업들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관세 장벽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법률, 엔터테인먼트 등도 추가 개방돼 우리 기업의 중국 서비스 시장 진출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그러나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농·수산물이 유입되면 전북 농어촌 피해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차별화된 고품질 농산물을 무기로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역발상도 필요하다. 

▲전북 농어업...‘흐림’, 자동차와 정밀화학...‘맑음’

전북에선 가장 피해를 보는 분야는 농어업, 수혜 분야는 기계, 식품산업 등 수출업종으로 분석된다.

전북연구원이 분석한 도내 농업 분야에 대한 한·중FTA 영향은 개방 수준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연간 생산 감소 피해가 2,97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내 농업 분야별 생산 감소액은 곡물 분야가 1,361억원으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며 채소는 579억원의 생산 감소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축산 분야 역시 연간 228억원의 생산 감소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내 섬유 분야 역시 힘든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섬유는 중국 수입 비중이 높아 관세 철폐 시 저가 섬유 유입이 더욱 확대돼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탄소는 중국 관세율이 17.5%로 유지되고 국내 관세율은 8%에서 무관세로 즉시 철폐됨에 따라 타격이 우려된다.

그럼에도 여당은 국내 탄소산업 지원을 위한 관련법 마련과 처리에 주저하고 있다.

지역 차별 정쟁이 국가 차원 전략산업 성장 발목을 잡고 있는 격이다.  

반면 자동차는 양허 품목에서 제외돼 있지만 도내 주요 수출 품목인 화물차의 경우 5-20년간 관세가 철폐되고 자동차 부품도 양허대상이 선택적이지만 10-20년간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중국 수출입이 가장 많은 정밀화학과 주력 산업인 기계 분야의 경우 우리가 부과하는 관세율보다 중국이 부과하는 관세율이 높아 수혜 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값싼 중국 원료를 가공 후 재수출하는 정밀화학원료 분야(실리콘)는 현재 5.5%인 관세가 5-10년간에 걸쳐 철폐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새만금, 100만 평 규모 한·중 FTA 산업협력단지...최대 수혜지역?

전북지역에서 한·중 FTA 최대 수혜지역으로 ‘새만금’이 첫 손가락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제로 개최한 ‘제16차 새만금위원회’에서 새만금 사업 지역을 한·중 FTA의 전진기지로 활용해 100만 평(약 3.3㎢) 규모의 산업협력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새만금 사업의 본격적인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완화, 투자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투자촉진 방안을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중 산업협력단지 단독 후보지로 결정된 새만금의 개발 확대와 중국 시장 진출 등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18일 새만금산업단지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산업협력단지로 공식 지정된 후 첫 번째 중국 기업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새만금개발청은 전북도와 군산시·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청뚜인니냉장물류유한공사 식품가공 및 냉장물류센터' 유치를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 2009년 중국 쓰촨성에 설립된 냉장·냉동 물류기업인 청뚜아니유한공사는 내년부터 오는 2018년까지 새만금산업단지 10만㎡에 약 360억원을 투입해 식품가공 및 물류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원재료를 국내에서 수급하거나 제3국으로부터 수입한 후 직접 가공해 중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처럼 전북도 등은 한중 FTA산업협력단지 조성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관측과 해외 진출을 하려는 국내기업의 투자 전초기지로서의 역할과 중국 기업의 한국 투자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기대감은 재정과 세제, 금융, 통관 혜택 등에서 비롯된다.

여타 경제자유구역은 최대 50년간 임대료 감면이 있는 반면 산업협력단지는 임대료 최대 100년간 75~100% 감면 혜택이 있다.

국세인 법인세는 5년간 100%, 소득세 2년간 50% 면제되고 지방세인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최대 15년까지 감면된다.

수출 우수기업 대금수령 관련 서류면제와 위안화 환전시 차등 수수료 적용, 결제수단 및 결제망이 강화된다.

원스톱 통관 센터 및 전담 공무원 배치 검토돼 한중 산업협력단지 내 통관 원스톱 처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장치, 보관, 제조, 가공, 전시, 건설, 판매 등 보세구역의 모든 기능 복합 수행이 가능하게 된다.

이밖에 새만금청장 추천서로 C-3 비자가 발급되며 외국인 고용 쿼터가 국내 고용인 대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돼 인력이동 혜택이 생기게 된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한중 FTA 활용을 위한 선진 글로벌 기업과 중국 기업들의 대 한국 투자가 활성화돼 고급 일자리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