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로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자동차 보급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6월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배출 전망치(BAU)를 기준으로 37%를 감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가운데 25.7%는 국내에서, 나머지 11.3%는 해외에서 배출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축소할 방침이다. 

해외에서도 온실가스 배출 규제는 크게 강화되는 추세다. 유럽은 오는 2021년까지 모든 신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g/㎞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7년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158.7g)보다 약 40% 감소한 수준이다. 국내 자동차업체는 유럽의 배출가스 규제를 따르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업체들로서는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을 통해 배출가스를 최소화하는 한편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은 디젤·가솔린차의 대안으로 꼽히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전기차, 수소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등 환경친화적인 차량을 통해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파리 협정 체결을 계기로 친환경 차량 개발에 더욱 힘을 쏟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는 친환경 차량 개발에 적극적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1월 2020년까지 평균 연비를 2014년보다 약 25%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레이 EV(전기차), 쏘울 EV 등 현재 8종의 친환경 차량을 22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친환경 차량 개발을 위해 11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차는 우선 내년 1월 하이브리드(HEV) 모델 '아이오닉'(IONIQ)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차는 국내외에서 차례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 모델로 출시된다. 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를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 현대·기아차는 남양연구소 내 '자동차 재자원화 센터'를 설립, 친환경 폐차 해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곳에서는 이송식 해체 시스템을 통해 연구소에서 발생한 폐차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게 된다. 

정부도 인프라 구충 등으로 친환경차 개발에 힘을 보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생산량을 92만대(국내 시장점유율 20%)로 확대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보다 무려 11.5배나 늘어나는 셈이다. 아울러 전기차 충전소 1400기, 수소차 충전소 80기 등도 구축한다.

KB투자증권 신정관 연구원은 "이번 파리 합의는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국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생긴다는 점이 1997년 교토의정서 이후 가장 큰 변화"라며 "친환경 차에 대한 각국의 정책 공조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K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파리기후 협약으로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탄소배출권은 사야 하고 테슬라(미국 대표적 전기차 기업) 등은 탄소 배출권을 팔아 돈을 챙길 것"이라면서 "결국 시간이 흐르면 화석연료 자동차는 더 비싸지고 전기차는 더 싸지게 된다"고 내다봤다.

또 이 연구원은 "전기차와 같은 새로운 신성장산업을 중심으로 인프라투자, 서플라이체인 구축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