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태조어진 봉안행렬의 무형문화재 지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문화재 지정을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의 참여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10일 전주시가 주최한‘태조어진 경기전 봉안의례와 그 문화적 가치’ 학술대회에서“지역민들이 주도하는 형태로 어진봉안의례가 자리할 때 문화재 지정도 가까워진다”고 주장했다.

이 관장은 “전주시는 지난 2013년 이후 올해까지 3년 동안 고증을 통해 본격적으로 태조어진 봉안행렬과 봉안제를 재현하고, 이를 토대로 태조어진 봉안행렬을 무형문화재 지정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무형문화재 지정에 앞서 고증을 통해 봉안행렬 실행단계에서 원형에 어느 정도 가까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봉안행렬 편성인원은 1838년 반차도에 의하면 300여명이 넘고, 행렬 뒤에 따르는 구경꾼들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다고 볼 수 있다”며 “복식 등 예산소요 등에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왕실의 위엄을 보일 수 있는 정도라면 편제구성은 현재 수준으로 하되, 어진봉안 행렬 뒤에 별도로 따르는 인원들은 시민참여를 통해 확대하면 태조어진 봉안 본연의 성격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현재 행렬구성원 중 악대 등은 타지역 고등학생 취타대 등을 불러 이뤄지고 있는데 지역 내 고등학교와 대학, 개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계하거나 별도 모집을 통해 행렬을 구성안을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경지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사도 이날 학술대회에서 ‘태조어진 봉안의례의 문화적 의미’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박 학예사는“재현의례로서의 태조어진봉안의례는 현행 중요무형문화재 신규종목 조사지표항목에서 강점을 가진 부분도 있고,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될 수 있는 항목도 있을 것”이라며 “조사보고서의 총점 자체가 절대적 기준은 아니고 각 평가마다 질적인 내용도 중요한 요소인 만큼, 지정을 통해 향후 전승을 지속해나가면서 지역 주민과 국민이 역사와 문화를 향유하는 기회를 늘려 나가게 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는 태조어진 봉안행렬이 역사와 의례, 복식에 대한 고증 작업을 통해 정례화된 프로그램으로 점차 자리매김함에 따라, 향후 전주시의회와의 협의 절차 등을 거쳐 내년 중 전북도에 무형문화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보 제317호인 태조어진의 문화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태조어진이 봉안된 경기전(사적 제339호)과 경기전 정전(보물 제1578호), 경기전 하마비(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222호) 등 다양한 문화재들과 연계한 전주의 대표적인 전통문화관광자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