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키우는 농민들 힘듭니다. 물량도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도내 장미 농가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등 화훼 성수기를 앞두고 있지만 농가들은 오히려 그만 두고 싶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 내내 이어졌던 흐린 날씨는 겨울철 연말 성수기에 도내 장미 농가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햇볕이 잘 들어야만 생육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습한 날씨 때문에 생육 자체가 늦어지면서 출하 물량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내 대표 장미 생산 농원인 임실장미영농조합의 경우 하루 100박스(박스당 20단)씩 출하되는 양이 최근 20박스만이 생산되는 등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임실장미영농조합 이영근 대표는 “올해는 정말 힘들다. 어느 정도 장미 물량이 나올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장미가 적게 나오면 적게 나오는대로 내수 시장이 받쳐줘야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면서 “임실장미영농조합 소속 회원농가도 줄어들어 갈수록 힘든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대표는 이어 “최근에는 장미 농원을 포기하고 딸기나 토마토 등으로 전농하는 농가가 많이 생기고 있다”면서 “대책도 없는 마당에 이대로 가다가는 전북 농업수출 효자 품목이었던 장미 농가가 사라질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장미로 1,000만불이상 수출해 왔던 농업회사법인 전주 로즈피아 역시 물량감소로 고민이다. 

당초 100여개 농가가 회원사 소속돼 장미를 생산했지만 현재는 10~20여개 농가만이 남았다. 

농가가 줄어드니 물량도 감소했다. 

로즈피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6~8만송이가 생산 수출됐다. 하지만 최근엔 일본, 러시아에 주3회 보내는 수출 물량이 30%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즈피아 관계자는 “장미 생산에 따른 수지타산이 안 맞아 회원 농가가 많이 빠져나가는 상황이다. 특히 예년 같았으면 누렸을 연말특수도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경기 불황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비누로 만든 수공예 장미꽃 다발이 생활 속에 실속형 선물로 자리 잡아가면서 장미 생산 농가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꽃가게에서 장미 생화가 1다발에 3~4만원선에서 거래 됐다면 생화와 똑같으면서 향이 좋은 비누 장미꽃다발이 1만5,000원~2만원가량으로 판매돼 장미꽃을 사는 손님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에 와서 장미꽃을 보기만 하고 사지는 않는다. 생화보다는 비누로 만든 장미 조화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면서 “요즘엔 중국꽃까지 유입돼 그야말로 장미 생산농가는 운영이 힘들 듯 하다”고 말했다.

/신광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