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전역에서 112에 걸려오는 전화는 일평균 약 1,800여건에 달한다. 이중 약 45%의 신고전화가 경찰출동이 전혀 필요치 않은 범죄와는 무관한 내용이고, 또한 경찰관이 직접 현장에 출동하는 나머지 약 55%의 신고중에서도 정작 현장에 나가보면 경찰출동이 필요 없는 단순 민원성 신고인 경우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는 국민들이 112신고를 통해 단순히 범죄에 대한 대응기능을 넘어 각종 치안서비스 제공을 포함한 정부민원 전반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 활동을 요구하는 잘못된 관행에서 기인하고 있다. 한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112에 대한 광범위한 요구가 범죄신고에 대한 현장즉응이라는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이 되는 임무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112에 대한 비정상적 인식을 정상화 하고 긴급신고에 대한 대응력을 집중하기 위해 단순 민원성 신고는 출동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하는 “112신고 경찰대응 효율화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모든 신고는 112라는 고착된 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대형 현수막은 물론 버스 외부 광고 등 다각적인 홍보활동을 하고 있으나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내가, 또는 내 가족이 범죄에 노출되어 긴박한 위험상황을 맞았을 때 경찰차가 불필요한 신고에 발목이 묶여 바로 달려오지 못한다고 생각해 보자. 골든타임이 지나버린 후라면 이미 때는 늦는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국민적 공감대를 통한 올바른 112 신고문화 정착이 시급히 필요한 때이다.

공공행정에 관한 포괄적 민원에 대해서는 110번 정부민원센터가 24시간 접수대기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 소관업무에 대한 민원은 시·군·구청 민원센터인 120번에서 역시 24시간 접수대기하고 있다. 또한 범죄신고 이외의 경찰업무 관련 민원에 대해서도 182번 경찰민원안내센터에서 접수·처리해 주고 있으니 효율적 활용을 통해 112가 긴급범죄에 즉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최 열 / 순창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 경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