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이 대거 연루된 비리 스캔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한 해 동안 큰 재정적 손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3일(한국시간) 한 FIFA 집행위원의 말을 인용해 FIFA가 2015년 1억300만 스위스프랑(약 118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상업주의에 열을 올리며 매년 큰 돈을 쓸어담던 FIFA가 적자를 본 것은 2001년 이후 14년 만이다. 월드컵 이듬해마다 큰 흑자폭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이례적인 일이다.

FIFA의 손실은 자금줄이었던 스폰서들의 이탈이 크게 작용했다.

이미 지난해 에미레이트항공과 소니 등이 후원을 포기했고 다른 기업들마저 FIFA의 비리 의혹을 이유로 지원을 꺼리고 있는 것이 고스란히 지표에 반영됐다. 

또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제프 블래터 회장 등에게 쏟아지는 거액의 변호사비 역시 적자를 재촉했다는 분석이다. 

벨기에 출신의 미셸 도게 FIFA 집행위원은 "개혁을 이룰 수 있다면 FIFA에 좋은 미래가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운 순간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