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물 부족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권익위는 하천수 무단취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하천수 사용료의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내용 등을 담은 '하천수 관리 및 사용료에 관한 개선 방안'을 마련, 국토교통부와 17개 지방자치단체에 이를 권고했다고 2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일부 지자체는 아예 하천수 사용 허가를 받지 않고 10년 이상 무단으로 취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 지자체는 지난 1992년 7월부터 최근까지 인근 취수장에서 무단으로 물을 사용한 뒤 하천수 사용료 76억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또 다른 지자체는 2004년 6월부터 최근까지 하천수 사용료 23억원을 납부하지 않은 채 취수장 하천수를 무단으로 사용했다.

 하천수 사용료를 징수한다고 해도 사용료의 산정 기준이 하천수 사용에 대한 허가량인지 실제 사용량인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이로 인해 하천수 사용료가 자의적으로 징수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권익위는 지적했다.

 지자체가 하천 수입금을 징수할 때 그 내역을 국토교통부에 보고해야 하는데도, 아예 보고를 하지 않거나 일부 세부내역을 누락하는 경우도 많았다. 구체적인 집행내역을 확인할 수 없는 등 사후관리 체계도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권익위는 하천수 사용에 대한 허가를 받은 뒤 유효기간 안에 하천수를 사용하지 않거나 허가량 대비 사용량이 저조한 경우 허가량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천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또 시·도 지사가 하천수 무단취수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무단취수에 대한 집행 처분을 철저히 할 것을 명령할 수 있고 그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직접 시정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천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하천수 사용료 부과대상 물량을 허가량 또는 사용량으로 명확히 명시하도록 하천법 시행령을 개정할 것과 함께 하천 수입금 징수, 집행에 대한 평가 및 활용 체계 구축, 대국민 정보 공개 등 세부사항에 대한 근거규정을 신설할 것도 권고했다.

 권익위는 "이번 권고를 통해 버려지는 하천수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되고, 하천수 사용료의 징수 및 집행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성주 기자